[ 이호기 기자 ]
기가급 무선 통신 시대가 열렸다. KT가 지난 16일 출시한 ‘기가 LTE’ 서비스는 기존 ‘광대역 3밴드 LTE’와 ‘기가 와이파이’를 하나의 통신망처럼 묶어 최대 1.17Gbps(초당 기가비트)의 속도를 낸다. 도로를 넓혀 차량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도록 한 것과 같은 원리다.
이는 최대 300Mbps(초당 메가비트)인 LTE와 867Mbps인 기가 와이파이를 합쳐 어떠한 전파 간섭도 받지 않는 최적의 조건에서 구현 가능한 이론상 속도다. 약 18기가바이트(GB) 용량인 초고화질(UHD) 영화 1편을 126초 만에, 초고음질 무손실(FLAC) 음원 100곡(약 3GB)도 21초만에 내려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과연 이용자들이 많은 도심에서는 어떤 속도가 나올지 궁금했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 있는 한 커피숍에서 유동 인구가 많은 퇴근시간(7시30분~8시30분) 실험을 진행했다. 단말기는 펌웨어 업데이트가 완료된 삼성전자 갤럭시S6엣지 모델을 사용했다.
먼저 ‘기가 와이파이’와 ‘LTE’의 속도를 각각 측정했다. ‘기가 와이파이’는 최대 487Mbps, LTE는 175Mbps로 나타났다. 사용자가 많은 시간대인 만큼 이론상 최대 속도에 비해 50% 수준이었다.
구글 플레이로 기가급 용량의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봤다. 1.1GB 용량의 ‘아이언맨3’ 게임 하나를 다운로드하는 데 기가 LTE는 20초가 걸렸다. LTE는 71초로 3배가 넘었다. 네이버 주문형 비디오(VOD)에서 2.4GB에 달하는 고화질 애니메이션(부도리의 꿈) 1편도 내려받았다. ‘기가 LTE’는 42초, 일반 LTE는 160초가 소요됐다. 거의 4배 차이다. 용량이 클수록 체감 효과도 배가됐다.
업로드 속도는 더욱 현격했다. 단말기에 저장돼 있던 3분 정도의 초고화질(UHD) 동영상 1GB를 ‘올레tv개인방송’을 통해 인터넷에 올렸다. 기가 LTE는 28초가 걸린 데 반해 LTE는 5분39초(339초)가 소요됐다. 속도 차가 12배에 달했다.
KT는 빠른 시일 내 기가 LTE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여 더 안정적이고 빠른 속도를 상용망에서 구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커버리지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KT는 6월 현재 전국 스타벅스 매장을 비롯해 14만개의 기가 와이파이를 보유하고 있다. 기가 와이파이를 포함한 30만개 와이파이와 20만개 LTE 기지국 등으로 국내 통신사 중 가장 넓은 커버리지를 확보했다.
기가 LTE는 KT 데이터 선택 요금제 ‘599~999’(5만9900~9만9900원) 가입자 중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 이용자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모바일 인터넷(IP)TV 외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임,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등 모든 스마트폰 앱에 적용돼 사용자들이 기가 LTE의 빠른 속도를 폭넓게 즐길 수 있다.
한편 KT는 전국 61만㎞에 달하는 광코어 인프라와 3569개의 통신국사 등 국내 최대의 유선 기가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5월 황창규 회장이 ‘기가토피아(GiGAtopia)’ 실현을 선언한 이후 세계 최고 수준의 유무선 통합 기가 인프라를 확충해가고 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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