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공천·선거실무 지휘하는 야전사령관 자리 양보 못해" 여도 야도 '사무총장 인선' 놓고 계파싸움

입력 2015-06-22 21:17
새정치聯 친노-비노 충돌
문재인 '최재성 카드' 고수에
이종걸 원내대표 등 강력 반발
김동철·우윤근·외부 인사도 거론

새누리, 당·청관계 먼저 고려
수도권 공략 적임자 선임 방침
한선교·신상진·정두언 물망
"청와대와 교감 필요할 것"


[ 이정호/은정진 기자 ]
내년 4월 총선에서 공천 및 선거 실무를 책임질 사무총장 인선 등을 놓고 여야 할 것 없이 내홍(內訌)을 겪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사무총장 인선을 놓고 문재인 당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정면 충돌, 당내 계파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새누리당도 당청 관계를 고려해 친박계 인물을 낙점했다가 내부 반발 등으로 최종 인선이 늦춰지고 있다.

22일 예정된 새정치연합의 사무총장 인선은 이 원내대표 등의 반대로 또다시 미뤄졌다. 문 대표가 3선의 최재성 의원을 낙점했지만 비(非)노무현계 의원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지난 21일 밤 지도부 비공개회의에서 문 대표가 최 의원 인선을 강행할 뜻을 보이자 이 원내대표가 “당을 깨자는 거냐. 이 당이 누구 당이냐”며 고성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비노계의 당 대표 ‘인사권 흔들기’에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비주류인 한 중진 인사는 “총선을 앞두고 비노계가 지나치게 과잉 반응하는 것 같다”며 “사무총장 인선도 못하면 문 대표 보고 아무것도 하지 말고 숨만 쉬라는 거냐”고 말했다.

문 대표는 비노계 반발에도 ‘최재성 카드’를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원내대표는 문 대표 최측근으로 꼽히는 노영민 의원이나 범친노 성향인 우윤근 전 원내대표를 대안으로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의원과 우 전 원내대표는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노계 반발이 이어지면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까지 논의됐다. 이 원내대표는 “(문 대표가) 당 밖 인사까지 넓은 팔로 안고 갈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겠다고 하는 등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다 열어놓고 많은 논의를 했다”며 “새 안을 마련해 23일까지 결론을 내겠다”고 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문 대표가 최 의원 대신 비노계 3선이자 호남 출신인 김동철 의원 등 의외의 인물을 낙점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새누리당도 사무총장 등 총선 진용을 짜는 데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열세 지역인 수도권을 공략할 적임자가 없는 데다 지역 안배와 당청 간 역학관계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이군현 전 사무총장의 자진 사퇴로 공석이 된 새누리당 신임 사무총장 후보로는 당내 3선 의원 중 국회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지 않은 한선교(경기 용인병), 신상진(경기 성남중원), 정두언(서울 서대문을) 의원이 거론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총선을 대비해 접전 지역인 수도권 의원을 선임할 가능성이 크다”며 “지명권을 가진 김무성 대표가 당청 관계를 자극하지 않을 인물을 고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한 의원을 유력 후보로 꼽고 있다. 원조 박근혜계로 분류되지만 비박 지도부와도 원만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는 게 강점이다. 한 의원 역시 사무총장직에 욕심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현재 당청 관계가 살얼음판이지만 총선용 사무총장 자리인 만큼 청와대와의 교감이 필요할 것”이라며 “한 의원이라면 청와대가 반대할 명분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정호/은정진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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