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대신 과학 활용해 메르스 대처하자"

입력 2015-06-22 21:12
제롬 김 국제백신硏 총장 취임


[ 오형주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으로 인해 대한민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공포를 느끼고 남을 탓하며 백신 개발을 미루는 대신 질병을 확인하고 통제하고자 하는 의지와 목표를 갖고 대처해야 합니다.”

제롬 김(한국명 김한식)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56·사진)은 22일 서울대 연구공원 내 본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최근 한국을 휩쓸고 있는 ‘메르스 공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997년 설립된 IVI는 한국에 본부를 둔 최초의 유엔 산하 국제기구로 전염병 퇴치를 위한 각종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빌&멀린다게이츠재단을 통해 지금까지 1억5000만달러 이상을 후원해왔다.

김 총장은 미국 하와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으로 미국 국립 군의관의과대 교수를 지냈으며,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의 원인이 되는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백신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로 꼽힌다. 일제 항쟁기에 이승만 전 대통령과 함께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벌였던 애국지사 김현구 선생의 손자이기도 하다. 그는 “한국 정부와 빌&멀린다게이츠재단의 성원으로 개발된 백신은 유바이오로직스, SK케미칼을 통해 최빈국의 백신접종프로그램에 적용하고 있다”며 “LG전자와 기아자동차가 각각 에티오피아와 말라위에서 후원한 접종 캠페인은 백신 이용 확대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 “질병 퇴치라는 목표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의지를 갖고 열정과 집중, 혁신적 사고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김재춘 교육부 차관, 성낙인 서울대 총장,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라르스 다니엘손 주한 스웨덴대사, 아델 아무드 IVI 이사장, 베키 프랭크 빌&멀린다게이츠재단 부국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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