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보는 재테크] 메르스와 풍수

입력 2015-06-22 07:00
‘~카더라 풍수(風水)’라는 말이 있다. 서울 말로는 ‘무엇 무엇이라 하더라’로 설명해야 이해가 빠르다. 말 그대로 풍월(風月)이라는 뜻이다. 더 쉽게는 ‘아니면 말고 풍수’다.

이 정체불명의 카더라 풍수나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는 닮은 구석이 꽤 많다. 부정확한 정보로 떠돌고 사람의 입을 통해 전파된다. 시기와 장소의 구분이 없다. 면역이 약하면 치명적 병증으로 발전한다.

‘좋은 재상이 되지 않으려거든 좋은 의사가 돼라’는 말이 있다. 직업과 기능은 달라도 음양을 조절하고, 오행을 다스리는 지향점이 같다는 의미다. 정확하게 병을 파악하는 것은 나라에 파급을 미치고, 근원적인 진단은 정치의 현주소를 알게 한다. 곧 의사나 정치가나 고쳐 씀에 바른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메르스를 바라보는 동양철학의 진단 또한 참고할 필요가 있다.

메르스는 호흡기 감염증이다. 호흡기는 폐를 중심으로 입, 코, 기관지를 아우른다. 입과 코는 호흡하는 것으로 바람을 상징한다. 바람은 만병의 시초요 우두머리다. ‘뼈에 바람이 들었네’ ‘풍(風)이 왔네’ 樗?곧 사악한 바람이 신체의 기운을 흩어 놓음을 뜻한다. 즉 몸에 바람이 장시간 머물면 겉과 속의 균형이 깨어져 병증이 생겨난다. 따라서 찬바람을 피하는 것이 호흡기 병을 피하는 첫 번째 예방법이다.

폐는 음양의 ‘양(陽) 중의 음(陰)’으로 소음(少陰)이다. 즉 계절로 따지면 가을 기운이다. 가을 기운은 건조하므로 서쪽의 백색 살기가 들어와 폐에 통한다. 현재 대한민국의 메르스 이상 확산은 작년 겨울부터 시작된 건조함 즉 가뭄과 무관치 않다. 나라의 큰 가뭄은 금(金)이 제 구실을 잃어 항상 해가 비치는 것으로 내보인다. 호흡은 폐의 수분 교환이다. 따라서 건조함을 걷어낼 많은 수분 섭취가 두 번째 예방법이다.

폐는 오행(五行) 중 금(金)의 성격을 띤다. 금은 화(火)기운을 만나면 모발과 피부를 상하게 해 멀리 도망한다. 한데 수(水)기운을 만나면 제 자식인 양 도움을 준다. 수는 오장 중에 신장이다. 금 기운인 폐가 다치면 다음으로 신장이 고장나 메르스 환자가 급성신부전을 앓게 되는 이유로 볼 수 있다. 또 금은 토(土)를 만나면 힘을 얻는다. 즉 면역을 높이는 역할이다. 토는 단맛이다. 채소, 과일, 꿀 종류의 싱싱한 먹거리 섭취가 세 번째 예방법이 되는 이유다. 또한 화(火)를 부르는 무리한 운동이나 쓴맛이 나는 음식들은 잠시 자제도 필요하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총 627건의 전염병 관련 기사가 나온다. 왕은 나라의 ‘재이’가 나타날 때마다 곧바로 조서를 내려 ‘스스로 견책하기’를 서슴지 않았다. 제왕의 반성과 백성들의 솔선수범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갔던 조상들의 지혜에 기대볼 때다.

강해연 < KNL디자인그룹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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