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급락 진정…미국 국채 대체재로
캐나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적어
1988년 이후 가장 많이 사들여
[ 김은정 기자 ]
글로벌 투자자들이 캐나다 국채시장에 몰리고 있다. 초우량 신용등급(AAA)을 갖고 있는 데다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미국 국채에 비해 투자 매력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진정되고 있는 국제유가 급락세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유는 캐나다의 최대 수출품이다.
21일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4월 캐나다 국채시장에 유입된 글로벌 투자금은 229억캐나다달러(약 20조7560억원)다.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88년 이후 같은 기간 최대 규모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캐나다 국채를 대거 판 작년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글로벌 투자자들은 국채시장에서 96억캐나다달러를 순매도했다. 2003년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 유출이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제유가 반등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작년 6월 이후 급격하게 떨어진 유가는 올 들어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 캐나다는 전체 수출의 20%가량을 원유에 의존하고 있다. 캐나다산 원유가 생산되는 오일샌드는 미국의 셰일보다 시추 비용이 높다. 유가 하락으로 캐나다 업체들이 받는 타격이 미국 업체에 비해 큰 이유다. 블룸버그통신은 “유가 급락세가 주춤해지자 그간 캐나다 경제에 대한 우려로 국채시장을 떠났던 글로벌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연내 예정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때문에 안전자산인 미 국채의 대체 투자처로 캐나다 국채의 매력이 부각된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미국의 경제 회복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저(低)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끝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미 국채가 제공하는 금리의 실질적인 수익이 줄 수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미국 중앙은행보다 안정적으로 정책금리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다. 제이슨 파커 몬트리올은행 채권리서치부문 대표는 “캐나다 국채처럼 신용등급이 높은 데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은 경우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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