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합병 비율만 반대"
싱가포르투자청 설득 위해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출국
공정위는 양사 기업결합승인
[ 임도원/주용석 기자 ]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반대하고 있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별도 인터넷 웹사이트를 개설해 여론몰이에 나섰다. 삼성물산에 주주명부 등 합병 관련 서류 열람 및 등사를 청구하는 등 공세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엘리엇의 주주제안을 주주총회에 안건으로 상정하며 정면승부를 벌이기로 했다.
엘리엇은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지지하지만 계획이나 절차가 주주들의 이익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엘리엇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안에 대해 추가로 입장을 밝히는 인터넷 웹사이트(fairdealforsct.com)를 개설했다. 엘리엇은 이 사이트에 최근 글로벌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27장 분량의 파워포인트 파일자료를 올렸다. ISS는 다음달 초 합병 안건에 대한 찬반 의견을 내놓을 예정이다. 엘리엇은 이 자료에서 두 회사의 합병이 △제일모직의 기업가치를 과대평가하면서 삼성물산의 가치를 과소평가했고 △사업 시너지를 내기 힘들며 △공정거래법 금융지주회사법 등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엘리엇은 지난 16일에는 삼성물산에 서신을 보내 합병과 관련한 회사 이사회 및 위원회의 전체 회의록과 속기록, 주주명부에 대한 열람과 등사를 청구했다.
삼성물산은 엘리엇이 주주제안한 보유 주식의 현물배당과 주총 결의를 통한 중간배당 안건을 다음달 17일 임시 주총에 올리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12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대해 기업결합승인을 받았다. 제일모직은 같은 날 삼성물산 우선주 주주들에게 발행할 신주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는 등 양사의 합병작업은 절차대로 진행되고 있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최근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삼성물산 지분을 1%가량 보유한 주주인 싱가포르투자청을 방문해 합병에 찬성해줄 것을 요청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사장은 조만간 ISS도 방문해 합병 찬성 의견을 내도록 설득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9일 엘리엇이 제기한 주총결의금지와 자사주 의결권 행사금지 등에 대한 가처분 사건에 대해 엘리엇 측 법률대리인과 삼성물산 측 법률대리인을 불러 심문을 벌인다.
임도원/주용석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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