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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선표 기자 ]
조경 부문 선두주자인 제일모직 건설사업부(옛 삼성에버랜드)가 반도체·휴대폰·바이오 공장 등 고난도의 건축 기술이 요구되는 ‘하이테크 건설’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매년 273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하이테크 건설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조경·에너지 절감·중층 빌딩 등의 분야에 강점을 지닌 제일모직이 하이테크 건설을 새로운 주력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최근 시공사로 선정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메모리 연구시설 MR2동이 대표적이다. 또 베트남 삼성디스플레이 모듈동 공사에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착공한 베트남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 등 20여건의 하이테크 건설 실적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모직 전신은 사업 재편을 통해 회사명을 바꾼 삼성에버랜드다. 상암월드컵경기장과 서울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등 다양한 건축물의 조경을 담당했던 삼성에버랜드는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를 인수한 뒤 지난해 7월 제일모직으로 사명을 바꿨다. 기존 건설 관련 부서도 ‘제일모직 건설사업부’로 재편됐다. 이 회사의 국내 토목·건축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7위로 같은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엔지니어링(29위)과 삼성중공업(32위)보다 앞선다.
하이테크 건설의 핵심은 외부 환경 변화에 상관없이 건축물 내부 온도와 습도, 먼지의 양, 진동 수준 등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술력이다. 반도체 공장의 경우 서울 잠실야구장 크기의 공간에 머리카락 굵기의 불순물이 하나라도 나오지 않을 정도의 청결함을 요구한다는 설명이다.
제일모직은 하이테크 건설 분야 진출을 위해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패스트 트랙 공법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생산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시장 점유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첨단제품 생산공장의 특성상 공기를 단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제일모직은 이를 위해 건축 기계 전기 분야의 전문인력 120여명을 확보한 상태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베트남에서 국내 건설사 중 수주실적 3위에 오르는 등 해외 사업도 늘리고 있다. 건설업계에선 하이테크 건설을 확대하고 있는 제일모직이 해외 건설과 초고층 빌딩 부문에 강점을 갖고 있는 삼성물산과 오는 9월 합병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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