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개막…한국 男골프 기대주들 시험대
부활 노리는 우즈도 메이저 15승 도전장
[ 이관우 기자 ]
“화만 잘 다스리면 놀라운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골프 괴물’ 안병훈(24)의 아버지 안재형 씨(50·국가대표 탁구 상비군 코치)의 말이다. 그는 아들의 골프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 운을 뺀 진짜 실력을 포함해서다. 그는 “병훈이는 샷이 한번 풀리기 시작하면 상대를 전혀 의식하지 않을 정도로 게임에 집중한다. 그럴 때마다 어느 누구와 붙어도 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다만 자신과 엄마(자오즈민)의 공통 기질인 ‘욕심 DNA’를 다 물려받은 게 흠이라고 했다. 주변 환경보다도 자신의 기대를 채우지 못했을 때 어이없이 무너지곤 한다는 것. 아들이 세계적인 선수로 대성할지도 그 ‘아킬레스건’을 얼마만큼 스스로 치유하느냐와 직결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국 남자 골프의 ‘새 희망’ 안병훈이 과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여자 골프처럼 K골프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유니버시티플레이스의 체임버스베이GC(파70)에서 열리는 US오픈이 그 시험대다.
◆세계 50위…한국 선수 중 ‘최고’
이번에 열리는 제115회 US오픈은 마스터스와 함께 쌍벽을 이루는 메이저 중의 메이저대회다. 총상금 900만달러(약 100억4220만원), 우승상금이 162만달러(약 18억1000만원)에 달한다. 페덱스 포인트도 남자 대회 최고인 600점이 배정돼 있다.
출전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타이거 우즈(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조던 스피스(미국), 루크 도널드(영국) 등 미국과 유럽은 물론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당대 최고수가 모두 집결한다. 한국 대표 격인 안병훈이 우승컵을 들어올리려면 반드시 꺾어야 할 강적들이다. 안병훈의 이번주 세계랭킹은 50위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다.
한·중 탁구 대표 커플 안재형-자오즈민의 외아들인 안병훈은 지난달 25일 유러피언(EPGA)투어 메이저대회 BMWPGA챔피언십에서 깜짝 우승해 US오픈 출전권을 따냈다. 300야드를 넘나드는 드라이버 장타와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롱아이언이 특기다.
◆“매킬로이·스피스를 넘어라”
안병훈의 US오픈 출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0년 아마추어 챔피언 자격으로 US오픈에 출전했지만 커트 탈락했다. 그는 당시 “코스가 만만치 않았다. 해안을 낀 링크스 코스여서 바람이 잦고 유럽 골프장처럼 키가 큰 잡초가 많아 출전 선수들의 실력 차이를 분명히 구분해준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대회도 2라운드까지 이 코스에서 뛰어봤다. 대회장에서 라운드해보지 못한 대다수 선수보단 유리하다는 얘기다.
조 편성에서도 큰 부담은 없는 편이다. 올해 1승을 올린 브룩스 코엡카(미국·세계랭킹 21위)와 통산 2승을 올린 러셀 헨리(미국·56위)가 1, 2라운드 동반자다. 지난해 우승자 마르틴 카이머(독일), 차세대 황제 매킬로이와 맞서야 하는 양건(21)보다는 동반자의 유명세가 그다지 높지 않다. 아마추어인 양건은 지난해 US아마추어챔피언십 우승자 자격으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회에는 일본 지역 예선을 거쳐 올라온 백석현(25)도 처음으로 얼굴을 비친다. 차세대 황제의 반열에 오르려면 안병훈은 물론 한국 선수 누구든 매킬로이와 스피스, 리키 파울러(미국)를 넘어야 한다.
부활을 노리는 우즈와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보인 파울러의 격돌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완전한 부활은 물론 메이저 15승이란 대기록도 달성하게 된다. 우즈는 2008년 US오픈을 제패해 14번째 메이저대회를 석권한 이후 메이저 승수를 쌓지 못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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