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들 "경제발전 경험 배우고 싶다"…KSP에 뜨거운 관심
진념·윤대희 등 전직 관료, 개도국서 '경제 韓流' 지휘
베트남·우즈베크도 KSP로 정책 수립
[ 김주완 기자 ]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 공유사업(KSP)’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해외 원조를 받던 한국이 경제 성장을 일궈내 조금이라도 그 노하우를 개발도상국과 공유하고자 시작했던 KSP가 어느덧 해당 국가의 주요 정책에 반영되는가 하면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등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이 챙기는 KSP
KSP는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정책자문 △현지 최적화 △국제기구 공동컨설팅 등의 방식으로 전파하는 한국식 무상원조 사업이다. 2004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함께 꾸려오고 있다. 특히 KSP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경제 관료 출신들이 직접 개도국에서 현장을 책임지고 있다. 진념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권오규 전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강봉균 전 재경부 장관, 윤대희 전 국무조정실장,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등이 ‘경제 한류’를 이끌고 있다.
스리랑카의 경우 윤 전 실장이 KSP 대표단 ?이끌고 있다. KSP는 이곳에서 2011년부터 시작됐다. 매년 스리랑카 고위급 관료와 주제를 달리하며 스리랑카에 적용할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지난 5일에도 윤 전 실장을 단장으로 박성훈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이호생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등 연구진 10여명이 스리랑카를 방문했다. 원래 대표단은 고위급 정책대화, KSP 최종보고회 등 예정된 일정만 소화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스리랑카 도착 후 스리랑카 정부에서 갑자기 연락을 해왔다.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이 대표단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50여개국에서 KSP 활동을 해왔지만 해당 국가의 대통령이 KSP에 직접 관심을 보인 적은 없었다. 윤 전 실장은 “시리세나 대통령은 단기간에 고도 성장을 해낸 한국의 경제개발 노하우에 큰 관심을 갖고 스리랑카에도 적용하고 싶어했다”고 설명했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이전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지한파 인사로 KSP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고 한다. 박 교수는 “대표단의 KSP 연구결과에 대해 노고를 치하하며 재무장관에게 즉시 연락해 추가적인 정책 대화 자리를 마련해줬다”고 말했다.
◆KSP로 중동 원전 수주도
이 밖에도 KSP를 적용한 베트남과 우즈베키스탄은 각각 베트남 개발은행, 나보이 경제특구를 설립했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는 전력공급 체계 개선을 자문했고 이는 한국전력의 배선선로 교체사업 수주로 이어졌다.
이집트에서는 한국 기업이 철도연동시스템 구축사업에 참여하고 한국수출입은행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을 연계하는 데에도 KSP가 큰 도움이 됐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원전을 수주할 때도 KSP가 일정 정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 KSP
경제발전 경험 공유사업(knowledge sharing program). 짧은 시간에 고도 성장한 한국의 독특한 경제발전 경험을 개발도상국에 전파하는 한국식 경제원조 프로그램이다. 2004년부터 경제개발5개년계획, 산림녹화정책, 민간투자제도 등을 50여개국과 공유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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