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주 극장가의 생존자는 '쥬라기 월드' 뿐이었다.
6월 최대 기대작 중 하나인 쥬라기 월드가 개봉하면서 전체 관객은 전 주보다 늘었지만 쥬라기 월드를 제외한 나머지 영화들은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24주차 (6월 8일~15일) 국내 박스오피스 관객은 총 309만477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주 246만8529명에 비해 25.4% 늘어나며 300만 명 고지를 회복했지만 메르스의 영향이 감소했다고 보기는 이르다.
쥬라기 월드가 올해 들어 3번째로 좋은 180만 명의 오프닝 성적을 기록했음에도 나머지 영화들의 부진에 2위 이하 상영작의 관객은 전 주보다 17% 줄었다.
10위권 내 영화 중 신규 개봉을 제외한 기존 8개 상영작은 관객 수가 41%에서 76%까지 급감했다.
상반기 최대 기대작 중 하나인 쥬라기 월드가 전체 성적을 견인했을 뿐 전체 극장가는 여전히 메르스 여파에 시달렸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위 이하 영화들이 지난 주에 기록한 관객 128만5801명은 올해 들어 3번째로 적은 스코어다.
올 여름 기대작 중 하나인 연평해전은 메르스 이슈를 피하 ?위해 6월 10일에서 6월 24일로 개봉을 2주 늦췄다.
극장을 찾은 관객들 역시 메르스 전염에 대한 불안을 토로했다.
지난 주말 극장을 찾은 한 관객은 “별 생각 없이 극장에 갔는데 너무 한적해서 상황을 자각했다”면서 “불특정 다수가 한 공간에 모이는 것이기 때문에 안전지대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객도 “버스에 탈 때도 손을 소독하라고들 하는데 더 많은 사람이 모이는 극장에서는 오히려 예방에 무관심한 것 같다”면서 “물티슈나 손 소독제 등을 더 비치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메르스 감염에 대한 불안을 숨기지 못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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