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서버업체에 64 모듈 첫 납품
모바일 클라우드 급성장…각축전 치열
[ 남윤선 기자 ]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대용량인 64기가바이트(GB) D램 모듈을 세계 1위 서버 업체에 납품하기로 했다. 64GB D램은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서버 용량이 커지면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반도체다. 2019년에는 세계 시장 규모가 10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선 하이닉스가 이번 납품을 계기로 이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용량 서버용 D램 1위 업체에 공급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세계 서버시장의 약 25%를 장악하고 있는 1위 업체에 64GB DDR4 D램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 업체에 64GB D램 모듈을 공급하는 건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D램은 데이터를 짧은 시간 동안 저장하는 반도체다. 쏟아지는 데이터를 바로 영구 저장용 반도체인 낸드플래시에 저장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D램은 데이터를 먼저 받아 낸드플래시에 넘겨주는 완충장치 역할을 한다. 모듈은 D램 여러 개를 모아 많은 양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 DDR은 D램의 처리 속도를 平ㅗ求?단위로 ‘DDR4’는 최신 기술이다.
대용량 D램 모듈은 개발이 어려운 제품으로 꼽힌다. 이 제품을 개발한 권기창 SK하이닉스 D램 설계팀 수석연구원은 “64GB D램 모듈에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이 512억개가 들어가는데, 모든 셀이 제품 공급 후 10년 동안 단 한 개도 죽지 않고 살아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2중, 3중의 대비 시스템을 갖추긴 하지만 만에 하나 불량이 발생하면 은행의 경우 소비자의 금융 데이터를 모두 잃어버릴 수 있다. 권 수석은 “이런 제품을 납품하기 위해서는 영하 10도, 영상 85도 등 극한의 환경에서 제품을 테스트하고 인증받아야 한다”며 “2012년부터 3년 가까이 매달린 끝에 납품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5년 내 100억달러 시장 열린다”
서버용 대용량 D램 모듈시장은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의 사진 등 각종 데이터를 스마트폰이 아닌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눈높이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구글은 최근 사진과 동영상을 무제한으로 저장할 수 있는 서비스인 ‘구글 포토’를 내놓기도 했다. 서버 업체인 시스코는 “앞으로 5년간 모바일기기에서 나오는 데이터 양이 10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쏟아지는 데이터를 빠르게 서버에 저장하기 위해 대용량 D램은 필수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세계 서버용 D램 모듈시장 규모는 올해 82억달러(약 9조1600억원)에서 2019년 131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중 64GB 이상 대용량 제품 비중은 같은 기간 3.4%에서 70.8%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2억8000만달러 수준인 64GB 이상 대용량 제품의 시장 규모가 2019년에는 93억달러에 이를 것이란 계산이다.
세계 D램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개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기술력을 감안할 때 대용량 서버용 D램과 같은 고난이도 제품은 한국 업체들이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권 수석은 “64GB에 이어 (훨씬 성능이 좋은) 128GB 모듈도 개발을 완료하고 납품을 추진 중”이라며 “올해부터 64GB 이상 제품의 공급을 서서히 늘려 2017년엔 상당한 수준의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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