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해지는 물 부족] 물값 싸다고 펑펑 써왔는데…지자체, 상수도 요금 잇단 인상

입력 2015-06-14 20:56
1인 하루 사용량 282L…獨·덴마크의 두배 넘어
1㎥당 물값 660원 불과…OECD國 최저 수준


[ 강경민 기자 ] 전국 243개 광역·기초자치단체가 올해부터 잇달아 상수도 요금을 인상한다. 상수도 요금을 원가 대비 90% 이상으로 끌어올리라는 행정자치부의 지침에 따른 것이다.

전국 평균 상수도 요금은 2013년 기준으로 ㎥당 660.4원으로, 생산 원가(849.3원)의 77.8%에 불과하다. 원가 대비 실제 요금 비중을 뜻하는 요금 현실화율은 2004년 86.2%에 비해 10년 새 10%포인트가량 떨어졌다. 행자부 관계자는 “상수도 요금을 생산 원가의 91.6%까지 끌어올리도록 지난해 말 각 지자체에 권고했다”며 “권고 수준에 미달하면 국비 교부금을 삭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산시 대구시 광주시 제주도는 올해부터 수돗물값을 매년 3%씩 단계적으로 인상할 방침이다. 시·군 30여곳도 올 하반기부터 요금을 올리기로 하는 등 각 지자체의 상수도 요금 인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수돗물값이 지나치게 낮아 국민이 물 부족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당 660.4원인 국내 수돗물값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본은 1277원, 미국 1540원, 프랑스 2521원 등이다. 반면 한국 국민의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282L로, 독일(127L)과 덴마크(131L)의 두 배가 넘는다.

수돗물 생산 원가 대비 낮은 요금은 지자체 재정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행자부에 따르면 2013년 광역·기초 상수도 부채는 1조2970억원에 달한다. 상수도 요금 인상 권한은 각 지자체가 갖고 있다. 요금 인상에 따른 비난 여론을 의식해 지자체는 그동안 원가에 훨씬 못 미치는 요금 구조에도 불구하고 인상을 꺼려왔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과 교수는 “세계 주요국과 비교한 결과 1인당 물 사용량은 상수도 요금에 반비례한다”며 “국내 수돗물값을 최소한 원가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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