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단독처리 불사" vs 야 "보고서 불가"…황교안 인준 충돌

입력 2015-06-11 20:55
여야 '임명동의안' 평행선

유승민 "결격 사유 발견못해 단독으로라도 처리할 수 밖에"
이종걸 "총리 자격 없다…임명동의 절차에 협조 못해"


[ 은정진 기자 ]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한 여야 간 합의가 끝내 불발됐다. 새누리당은 청문보고서 채택 및 총리인준안을 단독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조해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11일 임시국회 의사일정 협의 뒤 기자들과 만나 “황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 등 인준과 관련한 의사일정 협상이 최종 불발됐다”고 했다.

또 합의를 못했기 때문에 추후 다시 논의해야 한다”며 “오늘 보고서를 채택하거나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해 내일 본회의를 잡는 것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황 후보자에 대한 추가적인 해명이나 검증 없이는 절대로 임명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준 처리 시한이 13일인데 최대한 하루 전인 12일 중엔 보고서를 채택하고 본회의까지 열어 표결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강행 처리를 시사했다. 또 “청문회 결과 (황 후보자에 대한) 결격사유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야당을 최대한 설득해보고 안 되면 단독으로라도 (표결해)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 재적의원 298명 가운데 새누리당 의석은 과반인 160명이다. 새누리당으로선 정의화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국무총리 인준안을 상정하면 단독으로 표결 처리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황 후보자가 국무총리로서 자격이 없다며 의혹에 대해 추가로 해명하거나 검증을 마치지 못하면 임명동의 절차에 찬성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핵심자료를 늑장 제출해 청문회 검증을 회피한 황 후보자는 국무총리 자격이 없다”며 “국민적 검증이 완료되지 않은 황 후보자에 대한 향후 임명동의 절차 진행은 지금으로선 협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야당이 임명동의에 거부 입장을 분명히 밝히면서 황 후보자 임명동의 절차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에 상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 원내대표는 “야당이 본회의 표결 처리를 위한 날짜 채택에 협조해주지 않는다면 의장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인준안 직권상정은 아직 우리 (여야 특위위원 간) 합의 과정에서 좀 더 논의해야 할 게 많다”며 직권상정에 부정적인 뜻을 나타냈다.

여야의 뚜렷한 의견차로 당장 황 후보자 인준안 처리가 난항을 겪으면서 여야 지도부의 고민도 깊어졌다. 새누리당 입장에선 총리 인준이 미뤄지면 중동호흡誰銃캇?MERS·메르스) 사령탑 공백이 계속 이어지고 이후 진행될 대정부질문도 5월 임시국회에 이어 또다시 총리 없이 치러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야당 역시 6월 임시국회에서 논의할 최우선 과제로 꼽은 최저임금 인상과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수정, 공적 연금 강화 논의에서 여당의 협조를 얻기 어려워진다.

조 원내수석부대표는 “(총리 인준 처리 날짜를) 가급적 법정 시한인 12일까지 해보면 되는데 (야당 반대로) 시한이 하루 미뤄질 경우 최대한 15일까지라도 해보자고 수석부대표끼리 얘기했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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