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배지 달고 동네 지키는 올림픽 메달리스트들

입력 2015-06-11 20:48
유도 정경미·태권도 임수정·검도 김완수 등 50명

경찰, 11년만에 무도 특채


[ 윤희은 기자 ] “유도를 했던 경험을 살려 강력범죄자를 잡는 부서에서 근무하고 싶습니다.”

올해 경찰공무원 무도(武道) 특별채용에 합격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유도 동메달리스트 정경미 선수(30)의 소감이다.

경찰은 11일 태권도와 유도, 검도 3개 종목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순경 특채 최종합격자 50명(태권도 25명, 유도 15명, 검도 10명)을 발표했다. 특히 이 가운데 정 선수를 비롯해 베이징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인 임수정 선수와 제15회 검도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 김완수 선수 등 국제대회 메달리스트 20명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순경 무도 특채 실시는 2004년 이후 11년 만이다. 경찰청은 “강인하고 당당한 공권력 집행으로 현장 경찰관의 사건 대응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 메달리스트들을 경찰관으로 특별채용해 최종 합격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특채 경쟁률은 무도인들의 뜨거운 관심만큼이나 높았다. 세 종목 평균 경쟁률은 9.8 대 1이었다. 태권도가 11.8 대 1로 가장 높았으며 유도가 9.0 대 1, 검도는 5.9 대 1이었다. 특히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딴 선수 45명이 지원해 20명이 최종 합격자 명단에 올랐다.

태권도 부문에선 임수정 선수와 함께 김주영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허준녕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등 9명이 합격했다. 유도에선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최용신 선수와 김형주 선수 등 9명, 검도에선 김완수 선수와 함께 제15회 검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던 김태현 선수가 경찰관으로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이들이 딴 총 메달 개수는 금메달 21개와 은메달 14개, 동메달 13개 등 총 48개에 이른다.

정 선수는 “올초 선수생활을 접고 앞으로 할 일을 찾던 중 무도 특채 소식을 듣고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선수의 은사는 도하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인 강신영 경사다. 강 경사는 2003년 경찰특공대로 경찰에 입문해 경찰교육원 체육학과 교수 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정 선수가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할 당시 코치 겸 트레이너였고, 과거 아시안게임을 2연패한 남자 유도 중량급의 간판스타 황희태 선수도 이번 무도 특채에 합격해 사제가 경찰 동기로 입사하게 됐다.

최종 합격자들은 오는 8월15일부터 중앙경찰학교에서 34주간 기본교육을 받고, 약 1년간 지구대와 파출소에서 근무한 뒤 조직폭력범이나 강력사범 검거 등 수사부서에 배치된다. 정 선수는 “소통을 잘하는 경찰,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잘 기울이는 경찰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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