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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욱 넵튠 대표가 창업 3년 6개월만에 환하게 웃었다. 2012년초 스타트업으로 판교에 사무실을 열었던 때 찾아갔던 기억이 생생했지만 그동안 웃을 일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라인을 통해 글로벌 런칭한 '탄탄사천성'(해외 출시명 LINE Puzzle TanTan)으로 달라졌다. 이 게임은 다운로드 500만을 찍었다. 올해 5월 15일에는 한국으로 역수출되어 '탄탄사천성 for Kakao'로 출시해 일주일만에 누적 다운로드 50만을 찍고나서 거침없이 100만을 향해 질주중이다.
매출만으로도 눈부시다. 일본 전체 47위(게임 부문 40위), 대만 전체 20위(게임 19위), 태국 전체 40위(게임 37위)로 글로벌에서 위풍당당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한국서는 구글플레이 인기 다운로드 전체 2위를 기록한 이후 매출에서는 현재(11일) 52위에 올라 있다. iOS에서는 매출 28위까지 올랐다.
글로벌 시장에서 먼저 '흥행 꿀맛'을 맛보고 한국 시장에서도 가파른 상승세인 '탄탄사천성' 개발사 넵튠의 정욱 대표. 그를 새 둥지인 성남시 분당 정자동 킨스타워에서 만나봤다.
■ "한게임 시절 성공 추억 아로새긴 정자동 새 둥지 '운빨' 있어요"
정욱 대표에게 정자동은 판교보다 더 정겹다. 그 이유도 수십가지다. 특히 한게임에서 대표까지 역임하면서 숱한 성공의 추억을 쌓았던 장소다. '연어'의 회귀처럼 판교를 떠나 올해 2월 새 둥지를 튼 곳은 현재 사무실이 있는 킨스타워다. 한게임 시절 사무실였던 SK U타워와 눈썹이 닿을 정도로 바로 앞 건물이다.
여기에다 하나 더. 이사 4개월 전 일본 라인으로 런칭해 눈부신 상승세를 보였고, 이어 한국에서 런칭한 '탄탄사천성'이 역시 흥행대열에 합류한 것. 이러다보니 정자동은 넵튠이나 정욱 대표 개인에게 '운빨'이 좋은 명당터라고 할만하다는 것.
정 대표는 "게임명에 있는 '탄탄'은 게 ?속 주인공인 판다 이름이다. 탄탄은 일본 라인에서 론칭할 때 일본에서 추천을 받은 의성어(擬聲語, 소리를 표현하는 말)다. 즉 '탄탄대로(坦坦大路, 높낮이가 없이 평탄하고 넓은 길)' 사자성어와는 별 연관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실시간 대전 블록 퍼즐 게임 '탄탄사천성'은 마치 '탄탄대로' 느낌으로 쾌속 질주다.
그는 "넵튠은 2002년 말 '팡팡사천성'을 출시했다. 그리고 2013년 라인에 '라인 터치터치'를 내놨지만 두 게임 모두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탄탄사천성'은 시리즈 3번째다. 넵튠의 야구 시리즈처럼 그 분야의 경험을 쌓다보면 성공 확률도 높아가는 것 같다"고 웃었다.
아니게 다를까. 실패든 성공이든 경험치가 높아지면서 게임의 성공 확률이 높아졌다. 공교롭게 예전 한게임 시절의 성공 신화를 썼던 정자동으로 돌아와 '운빨'이 수직 상승했다. 스타트업 3년만에 넵튠은 해외와 한국에서 일약 주목받는 게임사가 된 것이다.
■ 한국 유일 정통 사천성...실시간 대전 모드 '짜릿'
'탄탄사천성'은 한국 유일의 정통 사천성 게임이다. 라인에 탑재한 퍼즐 사천성은 처음이다. 특이한 것은 퍼즐 게임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실시간 대전 모드가 탑재되어 있다는 점. 친구와의 짜릿한 한판 승부을 하면서 治?종의 펫을 활용한 아이템전까지 다른 사천성 퍼즐게임과는 확연이 다르고, 색다른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정욱 대표는 "'포코팡'이나 '포코포코' 등 라인에서는 캐주얼 게임이 잘 된다. '탄탄사천성'은 퍼즐게임으로는 유일하게 1:1 대전을 구현했다. 마니악한 게임이라서 더 관심이 많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넵튠은 야구시리즈와 '터치헌터' '터치터치' 등을 서비스했거나 하고 있지만 소위 요즘 '대세'인 RPG는 없다. 이에 대해 정욱 대표는 "넵튠은 야구나 캐주얼을 개발하지만 RPG를 안한다. 잘하는 종목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강조했다.
■ 경험 많은 인력 풍부 "넵튠은 배울 것 많은 게임학교"
현재 45명인 넵튠은 NHN-네이버 출신이 주축이다. 경험이 많은 베테랑이 많아 여느 스타트업보다 연령이 높지만 "자유로운 분위기"가 특징이다. 교통편도 정자역 3번 출구 바로 앞에 있는 킨스타워다.
그는 "'탄탄사천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자 주변에서도 넵튠에 대해서도 관심을 많이 표하고 있다. 넵튠에는 경험이 많은 인력이 많다. 미래의 게임판 주인공을 꿈을 꾸는 신입 개발자들에게도 배울 것 많은 게임 학교"라며 "넵튠은 차기작을 준비하면서 캐주얼 시장이 큰 유럽과 북미에도 '탄탄사천성'으로 진출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하지만 한국 게임시장에 대해서는 절대 '낙관'하지 않았다. 그는 "창업 이후 3년 6개월간 지켜보니 모바일게임의 성과 따라 게임 지도가 확 달라졌다. 여전히 PC온라인은 넥슨이 압도적이지만 모바일에서는 넷마블이 최강자로 부상했다. 어느덧 엔씨소프트와 넥슨과 대등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컴투스와 게임빌에다 4:33, 트리노드, 선데이토즈, 데브시스터즈 등 '장강(長江)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는 중국 고전(중국 3대 처세서 중 하나인 '증광현문')의 한 구절처럼 세대교체가 세상의 순리"라고 말했다.
철옹성이었던 카카오톡이 압도했던 플랫폼 판에도도 다변화로 상황이 바뀌고 있어 한국게임시장은 녹록지 않다고 진단한다. "한국 VC들이 게임에 아예 투자를 끊을 정도는 아니지만 점차 보수적으로(투자 축소) 바뀌었다. 중국 게임사들도 이제 한국 관심을 아예 없다. 총체적인 위기다. 지금은 창업을 할만한 좋은 시기가 아니다. 돌파구는 한국과 중국의 주류 장르 아닌, 참신하면서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FPS 등을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게임사 넵튠은 자유로운 분위가 강점이다. 게임톡을 만나는데도 반바지와 민소매 차림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판교 사무실보다 더 커진 사무실 입구 회사 로고 앞에는 직원들의 자전거가 줄줄이 놓여 있었다.
게임톡과 비슷한 시기에 스타트업을 했지만 어느새 관록이 있는 게임사로 발돋움한 넵튠, 한국과 일본-대만-태국을 누비는 글로벌 게임사가 되었지만 유연하면서 통찰력을 가진 정욱 대표의 모습을 달라진 것은 없었다. 그의 앞에는 탄탄대로가 있을 뿐이었다.
*정욱 대표는?
소속: 주식회사 넵튠 대표이사
학력: 서울대학교 무기재료공학 학사
경력
2012년 2월~ 넵튠 대표이사
2011년 1월 한국콘텐츠진흥원 비상임이사
2009년 11월 ~ 2011년 12월 NHN 한게임 대표대행
2006년 1월 ~ 2011년 12월 NHN 이사</p>
박명기 한경닷컴 게임톡 기자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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