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선희 기자 ]
"곧 정부도 재정확대 나설 것…이달 마지막 인하일 가능성 높아"
한국은행이 석 달 만에 기준금리를 또 내렸다. 국내 경제성장의 엔진인 수출이 동력을 잃어가는 가운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내수마저 휘청이자 경기 부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통위는 11일 오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1.75%에서 사상 최저 수준인 1.5%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는 지난 3월 기준금리를 2.0%에서 1.75%로 인하한 바 있다.
한은이 석 달 만에 금리를 추가 인하한 배경에는 세계경기회복 지연, 엔화 약세로 수출이 발목을 잡힌 가운데 메르스 확산이 내수 경제에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이다.
수출증가율은 올해 1월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감소폭을 점차 키우고 있다. 5월 들어선 10.9% 감소하며 2009년 8월(-20.9%) 이후 5년 9개월 만에 감소폭이 가장 컸다. 여기에 메르스라는 복병이 나타나 내수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금리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정부는 지난 9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 6월호(그린북)'을 통해 "내수 회복세가 강화되고 있으나 메르스, 엔화약세, 세계경제 회복세 지연 등 대내외 불 ?퓬봉?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선 정부가 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국회는 내수 부진 타개를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검토중이다. 여당 의원들이 선제적인 정책 대응을 요구한 가운데 야당 의원들도 추경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한은이 이달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와 노무라, HSBC, BNP파리바 등은 국내 경제가 수출 경쟁력과 내수를 회복하기 위해 이달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모건스탠리는 한국의 제조업 경기를 '비참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렸으며,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은 "중국 경기가 둔화하고 있고 경기지표도 부진하다"며 성장에 대한 조치가 금융안정보다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는 가계부채는 한은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말 현재 예금은행과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상호금융 등)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765조2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0조1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액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주택담보대출이 8조원으로 증가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이 맞물리면서 빚을 내서라도 집을 마련하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한은이 경기 회복세가 상당히 부진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는 듯 하다"며 "곧 정부도 추경 등 재정확대에 나서 한은과 전방위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임 연구원은 이번이 마지막 인하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속도와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계부채 문제와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이슈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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