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중국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 승인

입력 2015-06-10 22:38
"상호주의 논란 있었지만 석달 고민 끝에 결론"
중국 본토 자본, 한국 금융社 첫 인수


[ 김일규/이지훈 기자 ]
중국 안방(安邦)보험이 자산 20조원 규모의 국내 8위권 생명보험사인 동양생명의 경영권을 최종 인수했다. 중국 본토 자본이 한국 금융회사를 인수한 첫 번째 사례로, 중국 자본의 한국 진출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방보험은 입찰이 무산되긴 했지만 지난해 우리은행 인수전에도 뛰어들어 주목받았다.

◆중국 자본, 국내 금융사 첫 인수

금융위원회는 10일 정례회의를 열고 중국 안방보험이 동양생명 주식 6800만주(63.0%)를 보고펀드 등으로부터 취득해 동양생명의 대주주가 되는 것을 승인했다. 중국 본토 자본의 첫 국내 금융회사 인수다. 앞서 주인이 바뀐 유안타증권(옛 동양증권)은 대만 자본이 인수했다.

지난 2월 동양생명 대주주인 보고펀드 등은 안방보험과 동양생명 지분 63%를 1조1319억원에 매각하기로 계약했다.

금융위는 이번 대주주 변경 승인 과정에서 중국과의 투자 상호주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검토했으나 국내법은 물론 국제조약상 한국 금융당국이 상호주의를 주장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薩뮌?외국계 보험사의 중국 보험사 지분 보유 한도를 최대 50%로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안방보험이 동양생명 지분 63%를 인수토록 승인하는 것은 상호주의 측면에서 적절치 않다는 시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동훈 금융위 보험과장은 “현행 보험업법에는 상호주의를 이유로 외국 자본의 국내 보험사 지분 인수를 배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안방보험그룹은 2004년 설립된 신생 금융회사지만 적극적인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10여년 만에 총자산 7000억위안(약 126조원)의 대형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자산 규모만 보면 200조원 이상인 삼성생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한화생명이나 교보생명보다는 큰 수준이다. 지난해 미국 뉴욕 맨해튼의 랜드마크인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을 19억5000만달러(약 2조1600억원)에 인수하는 등 막대한 자금력을 자랑한다.

안방보험 최고경영자(CEO)인 우샤오후이 회장은 덩샤오핑 전 중국 군사위원회 주석의 맏딸인 덩난의 사위로 중국 정관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태자당 멤버로 알려졌다.

◆중국 자본, 국내 진출 거세질 듯

보험업계에서는 동양생명이 중국을 중심으로 미국, 유럽으로 확장 중인 안방보험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방보험은 동양생명 경영을 국내 경영진에 맡기고 임직원 고용도 승계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계에서는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가 자금이 풍부한 중국 금융자본이 본격적으로 국내 금융사 M&A에 나서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비록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자산 기준 세계 1위인 공상은행은 2010년 광주은행 인수전에, 중국 최대 민영 투자자본인 푸싱그룹은 LIG손해보험과 KDB생명보험 인수전에 참여한 바 있다.

매물로 나올 것으로 알려진 ING생명보험과 KDB생명보험 인수전에도 중국 자본이 뛰어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일규/이지훈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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