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 여전…수요 증가는 미약…유가 당분간 60불선 유지할 듯

입력 2015-06-10 22:02
글로벌 에너지 정보업체 플래츠의 유가 전망


지난달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올해 들어 가장 높은 배럴당 68달러까지 올랐다. 하지만 지난 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에서 회원국들이 생산량을 유지하기로 결정하자 다시 배럴당 62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9일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7월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3%가량 상승한 배럴당 64.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여름 휴가시즌을 맞아 계절적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미국 셰일오일 공급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이 영향을 미쳤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은 하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5월 중순 93에서 29일 97까지 올랐다. 미국에서 일자리 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9월에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퍼졌기 때문이다.

미국 상업용 원유 재고는 5월 내내 감소했다. 4월24일 4억9091만배럴이던 재고는 5월 말 4억7741만배럴로 1350만배럴 줄었다. 그러나 미국 원유 생산이 2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발표에 재고 감소는 국제유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미 원유 생산량 증가는 예상을 벗어난 것이다. 원유 시추 장비 수가 지난해 10월 1609개로 최고점을 찍은 뒤 5월29일 기준 646개까지 줄었기 때문이다. OPEC이 하루 3000만배럴의 산유량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과 러시아가 올해 하루 산유량을 1054만배럴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공급 과잉 전망에 힘을 실었다.

OPEC, EIA,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가장 최근 예측을 종합하면 올해 세계 원유 수요는 작년보다 하루 116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월 예측치인 하루 105만배럴 증가보다 11만배럴 늘어난 것이다. EIA는 가격 하락과 고용 증가로 올해 미국의 하루 석유 소비량이 작년보다 12만배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세계 원유 수요 증가를 이끌었던 중국은 올해 원유 소비량이 4.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미국의 원유 생산은 탄력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OPEC은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 있다. 여전히 미약한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만 커지고 있다.

압둘라 알바드리 OPEC 사무총장은 “새로운 현실에 적응해야 한다. 시장은 100달러를 기억조차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00달러는커녕 앞으로 80달러를 회복할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다. 국제유가는 당분간 60달러 선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은 글로벌에너지 정보 제공업체 플래츠(Platts)의 에너지 관련 칼럼을 매달 1회 독점 게재합니다.

반다나 하리 수석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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