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유봉근 유테크 대표, 양복 안에 품고 다니는 도광판…"기술·수요·대응력 '3박자' 결실"

입력 2015-06-10 08:30
수정 2015-06-10 13:09
[ 박희진 기자 ]
"필름처럼 보이는 이 도광판에 10년 기술 전부가 담겨 있습니다"

유봉근 유테크 대표(42·사진)는 양복 안주머니에서 조심스레 필름처럼 생긴 물건 하나를 꺼냈다. 그가 늘 품 안에 소중하게 넣고 다닌다는 그것은 수첩이나 사진이 아니었다.

"이 도광판은 스마트폰 액정에서 빛을 균일하게 분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 얇은 판 한 장이 유테크가 그동안 쌓아온 광학·금형·성형 기술의 집약체입니다."

회사 설립 10년만에 코스닥 입성을 앞두고 있는 그를 [한경닷컴]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났다. 도광판을 만지는 그의 손 동작 하나 하나에서 제품과 지난 시간들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졌다.

◆컨테이너박스에서 업계 최대 단일사업장까지

2006년 좁은 컨테이너박스에 옹기종기 모인 7명의 사람들이 유테크의 시작이었다. 좁은 사무실은 제품 개발에 대한 직원들의 열정을 담기에 부족했다.

유테크는 2007년 첫 몰드 프레임 양산을 시작으로 2010년 도광판, 2012년 이색 몰드 프레임 등 디스플레이 초정밀부품 사업에 차례酉?뛰어들었다. 도광판은 액정표시장치(LCD)에 빛을 공급하는 백라이트 유닛(BLU)의 화면 전체에 빛이 균일하게 분산될 수 있게 하는 부품이다.

유테크의 경쟁력은 도광판을 보다 더 얇게 만드는 데서 발휘된다. 최근 스마트폰을 비롯한 정보기술(IT)기기의 두께가 얇아지면서 제품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도광판 역시 얇아지고 있는 추세다.

유테크는 현재 도광판 두께를 0.28㎜까지 줄여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0.23㎜ 초박형 도광판 개발에도 성공해 내년 양산을 앞두고 있다. 경쟁사들의 평균 도광판 두께는 0.4mm 수준이다.

회사의 성장은 빠르면서도 꾸준했다. 1년에 공장 1개씩을 늘려가자던 유 대표의 다짐은 현실이 됐다. 7명에 불과했던 직원 수도 점차 늘어나 120명을 넘어섰다.

유테크는 마침내 지난해 2월 그동안 늘려온 사업장들을 하나의 신사옥으로 통합했다. 연간 생산능력(Capa) 1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업계 최대 단일사업장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실적 성장세도 가파르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영업이익과 매출 성장률은 각각 80.6%, 53.4%에 달한다.

"유테크 창립 멤버 7명 모두 지금까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물론 직원 모두가 회사와 함께 크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10년 전 마냥 어리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결혼도 하고 아기 엄마가 된 모습을 보고 있으면 감회가 새롭죠."
◆초고속 성장 비결?…기술·수요·대응력 '3박자'

유 대표는 초고속 성장 비결에 대해 기술·수요·대응력 '3박자'가 맞아 떨어졌다고 이야기했다.

얇디얇은 초박형 도광판을 만들려면 광학기술은 물론 압축 금형 및 성형 기술이 필요하다. 유테크는 국내 업계에서 유일하게 압축 금형 및 성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은 수요가 있어야 생명력을 갖는다는 게 유 대표의 생각이다. 아무리 획기적이고 뛰어난 기술이라도 시장의 수요가 없다면 죽은 기술에 불과하다는 것.

유테크가 주력하고 있는 초박형 디스플레이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며 도광판과 몰드 프레임 등 부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초슬림 스마트폰(도광판 0.3mm 이하 적용 제품)시장은 올해부터 2018년까지 4년간 연평균 34.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와 기술을 모두 확보한 유테크가 마지막까지 힘을 기울인 것은 고객대응력이었다. 유 대표는 사업 초기 중소기업으로써 몸집이 큰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우리 기술이 회사 안에 머물지 않고 실제 산업에서 활용되려면 고객 대응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고객 대응력은 품질을 바탕으로 한 신뢰에서 비롯되죠. 오랜 경험과 노하우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구요."
◆7월 코스닥 입성…中 시장 선점 발판될 것

기술과 수요에 고객 대응력까지 갖춘 유테크는 이제 만리장성 너머를 바라보고 있다.

올해 유테크는 지분 투자를 한 중국 법인의 가동을 통해 본격적으로 현지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올 하반기부터 현지 법인 매출이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며, 향후 중국 및 해외 거래처를 꾸준히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중국 진출 시동을 걸고 있는 유테크에게 이번 코스닥 상장은 의미있는 진전이다.

"향후 2~3년간 중국 시장 선점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이번 코스닥 상장과 기업 공개가 투명한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국내외에서 브랜드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공모자금은 부채상환 및 설비 증설 등에 사용할 예정입니다."

유테크의 공모물량은 101만주이며 희망공모가 밴드는 8000원~9000원이다. 회사는 이번 공모를 통해 80억8000만원~90억9000만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상장 예정일은 다음달 29일이며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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