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0개국 출시…스트리밍 시장 놓고 구글·아마존과 경쟁
미국 세계개발자회의서 공개
[ 이호기 기자 ]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온라인 실시간 전송) 시장에 뛰어들었다. 광고와 연계한 무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급성장하고 있는 ‘스포티파이’를 잡고 구글 아마존에 앞서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해 애플의 폐쇄적인 ‘iOS 온리(only)’ 전략도 큰 전환점을 맞았다.
애플은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음악감상 서비스인 ‘애플뮤직’을 공개했다.
애플뮤직은 오는 30일부터 세계 100개국에서 iOS용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으로 출시된다. 이용료는 개인이 월 9.99달러, 6인 가족은 14.99달러다. 가입 초기 3개월은 무료다. 광고를 보는 대신 무료로 음악을 듣는 무료 서비스는 없다. 경쟁자인 스포티파이 등과 다른 점이다.
애플뮤직은 음악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라디오방송을 한데 묶었다. 최대 강점은 ‘음악 큐레이션 서비스’다. 음악재생 관리프로그램인 아이튠즈에 저장된 음악과 청취 패턴을 자동으로 분석해 음악을 추천해준다. 애플의 음성 인식 프로그램인 ‘시리’를 이용해 음악을 선택할 수도 있다. 애플은 지난해 30억달러를 들여 큐레이션 기반 음악 서비스 ‘비츠 뮤직’을 인수했다.
실시간 라디오 방송도 앱에 담았다. 라디오는 기존 장르별 무작위 음악 재생 기능에다 유명 DJ가 24시간 방송하는 ‘비츠1’ 라디오 콘텐츠를 제공한다. 가수나 연주자 등 아티스트나 다른 이용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커넥트’ 서비스도 추가했다. 페이스북 등 기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비슷한 방식이다.
애플은 애플뮤직을 아이폰 아이패드 맥 아이팟터치 등 자사 단말기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도 개방한다. 올가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앱을 내놓을 예정이다. 애플이 모바일에서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애플 서비스를 오픈하는 첫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한 음악 스트리밍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10억명의 안드로이드 사용자를 껴안으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뮤직 서비스 대상국에 한국은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멜론 벅스뮤직 등 국내시장을 장악한 음악 스트리밍업체에 밀려 기존 서비스인 아이튠즈조차 아직 들어오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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