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역량이 기업경쟁력] 기업의 새로운 미래 열…'Only One 기술'을 찾아라!

입력 2015-06-09 07:10
30대 그룹, 올해 R&D 투자 33.6조…작년보다 7.3% ↑
삼성, 서울에 첨단연구센터…IoT·모바일헬스케어 등 집중
LG, 사상 최대규모 투자…'시장 선도자'로 변신 시도
현대車·롯데·SK·효성 등 신성장동력 확보 총력


[ 주용석 기자 ]
국내외 경기 부진 속에서도 대기업들이 연구개발(R&D)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R&D 투자 계획은 33조6000억원이었다. 지난해 31조3000억원보다 7.3% 늘어난 금액이다.

불황 탈출의 돌파구를 R&D에서 찾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중국, 일본 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남들이 따라올 수 없는 ‘온리 원(only one)’ 기술 확보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점도 R&D 투자 확대의 요인이다.

대표적인 곳은 LG그룹이다. LG는 올해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인 6조3000억원을 R&D에 투입하기로 했다. ‘빠른 추격자’ 전략에서 벗어나 ‘시장 선도자’로 탈바꿈하려면 원천기술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그룹 수뇌부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LG는 최근 서울 마곡지구에 대규모 R&D센터를 짓고 있다. 이곳에 그룹 내 연구 역량을 총집결해 융복합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롯데그룹도 마곡지구에 통합 식품연구소를 짓고 있다. 투자금액만 2200억원에 달한다. 연구인력도 300여명에서 600여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그룹 내 식품 계열사 R&D 인력을 한군데로 모으는 것이다.

삼성은 R&D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올해 R&D 투자금액만 16조원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서울 우면동에 1만여명의 연구인력을 수용하는 첨단 통합 R&D센터를 완공할 예정이다. 완공되면 서초, 구미, 기흥, 수원 등에 흩어져 있는 연구개발 인력을 한 곳에 끌어모아 융복합 기술 개발을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사물인터넷(IoT), 모바일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등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다. 인수합병(M&A)으로 외부 기술을 흡수하는 동시에 내부 기술 역량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권문식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연구개발 책임자가 부회장에 오른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현대차는 “R&D 대응 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함께 향후 4년간 R&D에 31조6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두산그룹 주력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도 올초 기술본부장 출신인 손동연 사장을 최고경영자(CEO)에 앉히며 기술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그룹은 ‘신개념 R&D’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처음부터 제품 개발?염두에 둔 R&D를 뜻한다. R&D에 비즈니스 마인드를 접목시키려는 전략이다.

효성도 R&D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강자다. 20여년간의 연구를 통해 1990년 초 특수 섬유인 스판덱스를 개발한 데 이어 탄소섬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무게가 25% 정도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강한 신소재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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