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경기 흐름 저해 가능성…금리인하·재정확대로 대응해야"

입력 2015-06-08 16:16
LG경제연구원은 8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확산이 국내 실물경기의 개선 흐름을 저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금리 인하와 재정의 조기 집행 등 적극적인 경제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LG경제연구원 배민근 책임연구원과 조영무 연구위원은 이날 '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경기 둔화 리스크 방역도 시급'이라는 보고서에서 "거시경제 정책을 포함한 적극적인 대응으로 불안심리 확산을 막고 경제 회복 동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번 메르스 확산 사태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과거 발생한 다른 전염병의 사례보다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동 이외의 지역에서 급격히 확산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수년간의 내수 위기에도 여가 관련 산업과 소매업종의 충격을 완화해 주던 중화권 관광객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최근 외국인 입국자의 60%를 차지하는 중화권 관광객은 과거 자국에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질환)을 경험한 적이 있으므로 이들이 발길을 돌리면 내수서비스와 자영업의 충격이 커진다.

보고서는 특히 사스나 신종플루 등 과거 크게 유행한 전염병들은 국내외 경기가 호조를 보이거나 반등세일 때 창궐한 반면, 지금은 수출과 내수 부진 지속으로 우리 경제의 활력이 떨어진 상태라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최근 소폭이나마 개선되던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다시 위축되면, 취약한 국내경제 여건에서 다시 소비 확대의 불을 지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메르스 사태는 2분기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며, 하반기 이후에도 부정적 영향이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사태가 비교적 조기에 진정되더라도 최소 1분기에 걸쳐 경제 주체들의 심리와 소비 위축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적극적인 경제정책적 대응을 주문했다.

특히 "지난해 4월 세월호 침몰사고 직후 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8월에야 금리가 인하되는 등 초기에 적극적인 대응이 이뤄지지 못한 탓에 살아나는 듯하던 경기가 다시 둔화되고 이후 상당 기간 미약한 흐름이 이어진 경험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메르스 사태의 직접 영향권에 있는 업종의 상황을 주시하며 필요할 때 신속하게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거시경제 정책으로는 추가 금리 인하를 검토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제안했다. 이어 "금융완화는 효과를 보기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대응이 시급하다면 재정의 조기 집행이나 추가적인 재정 집행 등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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