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경기에 '찬물'
글로벌 비즈니스 '빨간불'
7~8월 관광 예약도 끊겨
[ 최병일 / 김명상 기자 ] 국내에서 열릴 예정이던 해외투자 설명회 등 국제 행사가 잇따라 연기되고 있다. 메르스 사태에 깜짝 놀란 외국인들이 한국 방문을 꺼리고 있어서다. 메르스 사태가 조기에 진화되지 않으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7일 KOTRA에 따르면 오는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던 ‘2015 한국 기업 베이징 투자 설명회’가 무기한 연기됐다. 중국 베이징시투자촉진국이 베이징 기업인과 국내 기업인의 정보 교류, 사업 기회 공동 모색을 위해 기획한 행사다. 베이징시 공무원과 기업인 200~300명이 방한할 예정이었다. 중국 관계자들이 메르스 전염을 우려해 행사 개최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영상위원회가 19~21일 부산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2015 아시안영상정책포럼’, 8~12일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중 언론인 교류 행사도 무기한 연기됐다.
여행업계의 타격도 심각해지고 있다. 방한을 포기한 외국인 관광객이 지난 주말까지 2만명을 넘어섰다. 7~8월 성수기 시장을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올 정도다. 하나투어는 6월에 방한하기로 한 외국인 관광객 9000여명 가운데 36%인 3200여명이 예약을 취소했다. 7~8월에는 아예 예약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 내국인이 해외로 나가는 7~8월 아웃바운드 예약도 목요일 출발은 10%, 금요일 출발은 20%가량 줄었다고 하나투어 관계자는 전했다.
중국 전담 여행사인 A사는 이달 들어 방한을 취소한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이 7일 현재 1000명을 넘었고, 이달 취소율이 6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이 5000명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던 다음달 예약자는 이날 현재 전무한 상황이다. A사 관계자는 “요우커의 경우 30명의 단체관광객 중 실제로 방한하는 사람은 5~6명뿐”이라며 “7월까지 사실상 포기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대로 가면 직원들 급여도 주지 못할 것”이라며 “여행사와 호텔은 물론 식당, 버스회사 등도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방한 관광시장은 여름 성수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7~8월 방한한 요우커는 144만9000여명. 여행사 관계자들은 메르스 여파로 방한 요우커가 20% 이상 줄 것으로 내다봤다.
최병일/김명상 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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