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수 사장 "한샘, 중산층 맞춤형 가구로 중국시장 공략"

입력 2015-06-07 20:34
상하이서 중국 진출 전략 공개한 강승수 한샘 사장

9개월 중국서 연수한 강 사장이 직접 짠 전략
가구선택 기준 제시해 이케아와 차별화
인력·파트너 확보가 관건


[ 김희경 기자 ]
지난해 1월 강승수 한샘 사장은 중국 상하이로 연수를 떠났다.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지 한 달 만이었다.

강 사장은 이케아 훙싱메이카이룽 등 중국에 있는 가구업체를 수십 번씩 둘러봤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구업체가 가장 많이 몰려 있는 나라다. 가구업체만 52만개에 달한다. 9개월 뒤 강 사장은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의 연수목적은 중국 진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었다. 귀국 후 몇 달간 강 사장은 중국 전략을 가다듬었다.

강 사장은 이렇게 만든 중국 전략을 지난 3일 상하이에서 공개했다.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한국 산업의 미래는 중국에 있다”며 “중국 중산층 취향에 맞게 원하는 공간을 구현할 수 있는 맞춤형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30~50대 집중 공략

중국 인테리어시장은 지난해 기준 720조원 규모다. 매년 35%씩 성장하고 있다.

소득 수준이 높아짐?따라 집을 꾸미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강 사장은 “중국의 도시화율은 50% 수준이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신규 주택이 급증해 인테리어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샘은 집중 공략 대상을 30~50대 중산층으로 잡았다. 강 사장은 “이케아는 중국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저렴하고 감각적인 가구를 선호하는 20~30대에게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차별화를 위해 30~50대 중산층이 선호할 가구와 생활용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이 원하는 공간을 매장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구현하는 게 한샘의 목표다. 강 사장은 “소비자는 많은 걸 보고 싶은 게 아니라 자신한테 맞는 가구가 뭔지 알고 싶어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엔 훙싱메이카이룽처럼 49만㎡(약 15만평)에 달하는 대형 유통 매장이 있지만 식탁 하나를 사려고 발품을 팔아도 제대로 산 건지조차 알기 어렵다”며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제품을 한눈에 파악하고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3년간 치밀히 준비하겠다”

강 사장은 본격적인 중국 진출 시기는 “3년 후 정도가 될 것”이라고 했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중국 측 파트너와 제품, 온라인 플랫폼 등을 꼼꼼히 챙기겠다는 얘기다. 그는 풀어야 할 숙제로는 ‘인력’과 ‘파트너’를 꼽았다. 강 사장은 “국내에서도 연매출이 1000억원 증가하면 영업, 시공 사원 등을 400명이나 늘려야 한다”며 “중국에선 이보다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람만 제대로 확보하면 1년 안에도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데 가구사업을 이해하는 현지인을 찾기가 어렵고 이들을 교육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며 “이를 해결하는 것이 중국 진출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덧붙였다.

좋은 파트너도 구해야 한다. 강 사장은 “지금도 중국에서 한샘 모델을 가지고 함께 사업하자는 제안이 많이 들어온다. 이 가운데 제대로 된 파트너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가구기업, 벤처캐피털 등이 한샘에 동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하도급업체 확보도 관건이다.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는 1998년 중국에 진출했지만 2005년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중국 현지업체 아웃소싱 비중을 70% 이상으로 확대하며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강 사장은 “한샘은 이미 많은 중국 협력사를 두고 있지만 중국 진출을 위해 더 많은 현지 파트너를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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