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ERI 경영노트] 부족한 식재료 자동 주문…주방서 시작되는 스마트홈 혁명

입력 2015-06-05 07:01
사물인터넷(IoT)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다양한 영역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확대되고 있다. 이 가운데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바로 스마트홈이다. 하지만 아직 소비자들의 스마트홈에 대한 인식은 낮다. 사업자들의 성과도 뚜렷하지 않다. 스마트홈을 기능적으로만 접근했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고려는 부족했다.

집 관점에서 라이프스타일 변화 가운데 주목할 만한 것은 거실 기능은 단순화하는 반면 주방 기능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주방에서 요리와 식사 외에 다양한 사회 활동과 독서, 인터넷 서핑 등의 개인적인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방에서 PC,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정보기술(IT) 제품의 사용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런 변화한 모습으로 주방은 스마트한 공간으로 진화해 나갈 수 있다. 다양한 활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해 주는 기기 혹은 주방 환경에 보다 적합한 기기를 필요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주방이 갖는 불편함이나 문제점을 해결해 줄 수 있다면 소위 ‘스마트키친’이라 칭할 수 있는 시장이 빠르게 열릴 수 있다. 넥스트마켓이라는 시장조사기관은 스마트키친 시장이 2020년에 101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어떤 스마트키친을 원할까. 먼저 주방에서의 다양한 활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디스플레이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주방의 벽면, 식탁, 냉장고나 싱크대의 문 등에 디스플레이가 설치되고 이 디스플레이가 TV, 디지털 보드게임기, 인터렉티브 교육 매체 등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주방에서 거주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다양한 활동이 일어나는 만큼 공간 부족 문제의 해소를 희망할 수도 있다. 수납의 효율성을 높여야 하는데 이는 IT로 일정 수준 해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계란, 우유, 빵, 커피 등 반복 구매를 하는 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놓는 게 아니라 소모량에 따라 자동 주문할 수 있다면 최소 수준만을 유지할 수 있게 돼 수납 문제를 어느 정도 개선할 수도 있다. 아마존의 경우 자동으로 생필품의 양을 측정해 자동 주문할 수 있는 ‘대시 보충 서비스(dash replenishment service)’를 테스트 중이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주방에서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해주는 상품뿐 아니라 주방의 고유 기능과 관련된 부분에서도 스마트키친의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주방은 요리를 위한 공간인 만큼 요리를 어떻게 편리하게 할 수 있는가를 지원해주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많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도전에 나서고 있다. 태블릿과 주방 제품을 연결해 재료의 투입량 등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거나, 아예 자동으로 가스레인지의 불을 조절하는 기기도 등장했다.

음식이 결국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영양 섭취량을 더욱 손쉽게 알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시도되고 있다. 또한 일부 스타트업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건강상태를 점검해 내 몸에 맞는 음식물과 조리법 등을 추천하는 서비스에 도전하고 있다.

한편 안전과 청결에 대한 수요를 공략하는 것도 스마트키친의 한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요리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제거해주거나,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제품의 오염 상태를 알려주는 서비스 등은 큰 호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스마트키친은 가전이나 IT업체 외에 가구업체나 인테리어업체 등에도 큰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은 서로 경쟁관계에 놓일 수도 있으나 서로의 역량 및 장점이 다른 만큼 업체 간 제휴가 활발하게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산업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재현 <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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