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정동 기자 ]
정연대 코스콤 사장(사진)이 최근 증권가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대체거래소(ATS) 설립 문제와 관련해 "모회사와 경쟁 구도에 있어 예민한 문제지만 코스콤이 솔루션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별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체거래소가 설립된다면 국내 솔루션 중에는 코스콤의 것을 사용할 수 있고, 아니면 해외 솔루션을 도입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증권사들로부터 직접적으로 의뢰가 온 적은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금융당국이 그동안 대체거래소 설립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시장점유율 규제 완화 방침을 밝히면서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최근 대체거래소 설립 움직을 보이고 있는 것.
그동안 금융당국은 대체거래소의 거래한도를 전체 5%, 종목 10%로 제한해왔다. 이를 초과할 경우 대체거래소가 아닌 거래소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에 실효성 문제에 시달려 온 것이 사실이다. 또한 대체거래소가 매매중개를 담당한다고 해도 청산업무는 여전히 기존 거래소 영역 아래에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혀왔다.
그는 "대체거래소가 만들어질 경우 해외에서 직접 솔루션을 도입할 가능성도 있는 등 여러가지 사안이 발생할 수 있다"며 "대체거래소가 설립되더라도 코스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또한 "거래소의 자회사로서 자칫 경쟁 구도로 비춰질 수 있는 대체거래소에 솔루션을 공급하는 문제는 예민한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코스콤이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 두배 이상 달성을 자신했다.
정 사장은 "올해는 지난해 부진을 딛고 영업이익 100억원 이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술경영 등 취임 초 내세웠던 4대 경영 방침의 여건이 조성된 만큼 충분히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증권사들이 통폐합되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에 타격을 입은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몇몇 증권사들로부터 수주를 확보했고 지속적인 비용절감도 이뤄지는 등 이 같은 흐름을 유지한다면 충분히 지난해 두배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스콤은 지난해 영업이익 41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무려 54%나 줄어든 수치다. 특히 2010년과 비교해서는 영업이익이 12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증시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주수입원 역할을 하고 있는 증권시스템, 시장전산 등 전산용역 수입이 수년째 정체 상태에 빠지면서다. 여기에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려운 신규 사업 개발비가 급증하며 수익이 악화 상태에 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남은 임기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으로 정 사장은 핀테크 생태계 조성을 꼽았다. 코스콤은 올해 핀테크 공모전을 개최한 데 이어, 핀테크 생태계 구축을 위한 컨퍼런스, 인큐베이팅 센터 개소 등 핀테크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는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핀테크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유럽 내 금융강국인 룩셈부르크와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핀테크 생태계 외연 확장에도 노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코스콤은 크라우드펀딩과 관련해서는 중앙기록관리기관 지정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투자와 발행한도 등을 관리할 중앙기록관리기관이 필요해서다.
그는 "코스콤은 IT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집단으로 크라우드펀딩 관련 아이디어가 넘쳐나 꼭 중앙기록관리기관으로 지정되고 싶은 바람이 있다"며 "앞으로 스타트업 기업들과도 공동 개발하는 시도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지난해 5월 코스콤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부설 시스템공학연구소,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에서 23년간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2000년 소프트웨어 기업인 엔쓰리소프트(n3soft)를 창업해 대표를 맡아왔다. 서강대 수학과 출신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출신 금융권 인사들의 모임인 '서금회' 멤버이기도 하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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