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따라 보상…SC은행의 정년연장 실험

입력 2015-06-02 21:49
수정 2015-06-03 10:01
금융가 In & Out


[ 박한신 기자 ] 은행권이 40~50대 직원의 생산성 제고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행장 박종복·사진)이 ‘정년연장 은퇴 프로그램’을 정식 도입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정년을 58세에서 62세로 늘려주는 대신 최일선 영업 현장에서 일하며 성과에 연동해 연봉이 지급되는 방식의 프로그램이다. 신청 대상은 15년 이상 근속 직원 중 만 48세 이상 부장급, 만 45세 이상 팀장급이다.

기존 연봉을 유지하려면 그 두 배에 해당하는 수익을 회사에 가져다줘야 한다. 전년 연봉이 1억원이면 대출 영업 등을 통해 2억원의 이익을 내야 연봉이 유지된다. 목표를 초과 달성하면 연봉의 최대 100%까지 추가 지급된다. 하지만 미달하면 최대 30%까지 연봉이 깎인다. 실적 부족이 누적되면 매년 연봉이 깎일 수 있다.

SC은행은 신청자를 모두 신규 고객 유치를 담당하는 퍼스널고객영업팀으로 배치했다. 이곳은 다른 은행의 임금피크제 대상자가 배치되는 후선 부서가 아닌 최일선 영업 부서다. 2013년 7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시범 운영된 이 프로그램엔 지금까지 116명이 신청했다. SC은행 관계자는 “신청자 116명 가운데 65명이 재직 중”이라며 “중간에 특별퇴직금을 받고 퇴사한 인원도 있지만 절반 이상은 회사에 남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SC은행은 지난해 말 시범운영 기간이 끝난 이 프로그램을 앞으로 정식 운영키로 결정했다. 올해 안으로 4기 신청자를 받을 예정이다. SC은행 측은 “고연봉 직원이 애물단지가 되는 건 은행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경우인데 성과에 따라 연봉이 지급되는 이 프로그램은 회사로서도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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