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노랩스·채팅캣 등
美 보육프로그램 참가
선진 실무교육 기회 얻어
[ 박병종 기자 ]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호랑이를 잡습니다. 글로벌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되기 위해 세계 스타트업의 메카인 미국 실리콘밸리로 왔지요.”
인공지능 기반 일정관리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코노’를 만들고 있는 코노랩스의 민윤정 대표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보육·투자기관인 500스타트업의 보육프로그램에 선발돼 실리콘밸리에서 연수 중이다. 잘못된 영작문을 교정해주는 채팅캣, 동영상 제작사 중개 플랫폼인 비렉트도 오는 8월까지 실리콘밸리 전문가들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는다. 지난달 27일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있는 500스타트업 사무실에서 이들 한국 스타트업을 만나 ‘실리콘밸리 경험담’을 들어봤다.
◆불편했던 경험이 창업으로
코노랩스와 채팅캣, 비렉트의 공통점은 창업자가 겪은 불편에서 창업 아이디어가 나왔다는 것이다. 코노랩스의 코노는 사용자의 생활 패턴에 맞춰 일정을 자동으로 추천하고 관리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아직 정식 서비스 ?나오지 않았는데도 500스타트업이 10만달러를 투자했다.
여성 개발자이자 다음의 초기 멤버였던 민 대표는 “시간 관리의 효율성을 중시하는데 이를 충족할 일정관리 도구가 없어 불편했다”며 “한국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직접 글로벌 일정관리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 지난해 12월 코노랩스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김용경 채팅캣 대표는 유학 시절 겪었던 영어 리포트 공포증을 떨쳐버리기 위해 영작문 교정 서비스를 만들었다. 영어 리포트, 이메일 등의 교정이 필요할 때 채팅캣에 올리면 700명의 영어권 원어민이 실시간으로 잘못된 부분을 교정해준다.
비렉트는 영상물 제작이 필요한 기업과 제작사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윤치형 비렉트 대표는 “과거 근무하던 회사에서 신규 서비스의 설명 동영상을 만들려고 했는데 제작사를 찾는 과정이 너무 복잡했다”며 “비렉트를 통하면 다양한 제작사의 포트폴리오와 가격 등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투자·채용·교육까지 ‘유리’
한국 스타트업들이 실리콘밸리에 온 이유는 다양하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실리콘밸리의 강점은 한국에서보다 투자 유치가 쉽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투자도 결국 사람을 만나는 것에서 시작하는데 한국에서는 글로벌 투자자를 만나기 힘들다”며 “실리콘밸리에선 대형 투자사 관계자들과의 점심식사가 일상적”이라고 말했다.
고급 인력을 채용하는 데도 실리콘밸리가 유리하다는 평가다. 윤 대표는 “스탠퍼드대, UC버클리 등 명문대가 있고 세계에서 개발자들이 몰려드는 실리콘밸리는 인재를 채용하는 데 유리하다”며 “500스타트업에서 투자받은 회사라는 ‘타이틀’ 덕분에 실력 있는 인재가 찾아온다”고 말했다.
첨단 경영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는 기회도 많다는 평가다. 민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선 구글 애널리틱스, 믹스패널, 샌드그리드 등 데이터에 기반한 첨단 마케팅 도구 활용이 보편화돼 있다”며 “마케팅 도구 활용법, 사용자경험(UX) 설계 등 실무 분야의 교육을 받을 기회가 많아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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