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메르스' 경보 켜진 증시…내수株 '기침' 확산될까

입력 2015-06-02 11:05
[ 박희진 기자 ]
국내 증시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경보가 켜졌다. 전국적으로 감염 공포가 확산하면서 최대 관광 성수기를 맞은 국내 관광·레져 업계와 증시에 예상치 못한 악재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에서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는 2명이 발생했으며, 환자수는 전날보다 6명 늘어 25명이 됐다.

특히 이날 새롭게 추가된 환자 중에서는 3차 감염자가 나와 메르스 공포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보건당국은 2차 감염된 환자들을 통해 다시 감염자가 발생하는 '3차 감염'을 막는 것을 메르스 확산 방지의 관건으로 봤다.

메르스 공포는 국내 주식시장에까지 번졌다. 이날 증시에서는 메르스 확산에 따른 피해가 예상되는 종목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인바운드(해외에서 국내로 입국하는 인원) 수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여행주와 항공·카지노주의 낙폭이 두드러지고 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각각 6%, 4% 급락하고 있고, 티웨이홀딩스와 AK홀딩스도 5% 넘게 떨어졌다. 파라다이스는 4%, GKL은 2% 약세다.

관광 성수기마다 요우커(중국 관광객) 수혜가 기대되는 화장품주도 동반 추락하고 있다.

코리아나와 이에블씨엔씨는 6% 안팎으로 떨어지고 있고,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환건강, 한국콜마 등도 2% 넘게 빠졌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메르스 환자수 확대 속에 화장품 여행 면세점 등 내수주 하락세가 더해지면서 코스피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그러나 메르스 확산 여파가 국내 증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많다. 최대 성수기를 맞은 관광업종의 주가 약세는 불가피하겠지만, 증시 전체 파급력은 우려할 정도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특히 증시 전문가들은 과거 글로벌 경제와 증시에 타격을 줬던 사스와 비교해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확산된 사스와 달리 메르스의 경제적 손실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사회환경도 과거와 다르다는 점에서 세계 전역으로의 전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사스 감염자 수가 1년간 8000명에 달했던 것과 달리 메르스는 지난 3년동안 감염자 수가 1000명 수준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써는 중국 인바운드와 관련된 화장품 면세 유통 업종에 한해 제한적인 영향을 나타날 것"이라며 "국내 관광업계의 최대 성수기는 6~8월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메르스 파문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관련 업종의 타격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물론 과거 사스 확산 때처럼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는다면 코스피의 2000선 하회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희진 한경닷?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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