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이심기 기자 ]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사진)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유동성 시한폭탄’이 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1일 전문가 칼럼사이트 프로젝트신디케이트에 올린 글에서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이 양적 완화와 제로금리정책을 통해 푼 막대한 규모의 자금이 역설적으로 시장을 붕괴시키는 폭탄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시장의 예측보다 일찍 금리 인상에 나서거나 유가가 급등하는 등의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손실을 피하기 위해 채권과 주식거래가 한 방향으로 몰리는 쏠림현상이 발생하고, 초단타매매(HTF) 같은 컴퓨터를 활용한 자동주문거래시스템이 순식간에 거래량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면서 자산가격 폭락을 불러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경우 거시지표상으로 유동성이 넘치지만 정작 시장에서는 유동성이 말라버리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는 2010년 5월 주식시장 마감을 30분 앞두고 주가가 10% 폭락한 ‘플래시 크래시’와 2013년 5월 벤 버냉키 당시 미 Fed 의장의 양적 완화 축소 발언으로 미국 장기국채 금리가 순식간에 100bp(1bp=0.01%포인트) 급등한 ‘긴축발작(taper tantrum)’을 예로 들었다. 루비니 교수는 “지난해 10월에도 미 국채금리가 몇 분 만에 40bp 곤두박질쳤는데, 이는 확률적으로 수십억년에 한 번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