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군부 쿠데타 이후 폭력사태 등으로 숨진 사람이 1년6개월 동안 2600명에 이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지난달 31일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집트의 인권단체 '국가인권위원회'(NCHR)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2013년 6월30일부터 지난해 말까지 반정부 시위와 폭력진압 등으로 사망한 인원이 이 같은 규모라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는 민간 550명과 경찰관 700명이 포함돼 있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또 사망자의 절반가량은 쿠데타로 축출된 모하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슬람주의 세력 지도자들이라고 이 단체는 덧붙였다.
NCHR은 카이로에 있는 인권 관련 비정부기구로 이집트 정부에 의해 제재를 받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2013년 6월30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이어 같은 해 7월3일 군부 쿠데타로 무르시 전 대통령이 축출되고, 당시 국방장관이던 압델 파타 엘시시 현 대통령이 정권을 잡았다.
쿠데타 이후 무르시의 복권을 요구하는 무슬림형제단 등 이슬람주의 세력의 시위를 과도정부가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유혈사태가 잇따랐다.
군부 정권은 이후 무슬림형제단을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이슬람주의 세력에 탄압을 가했으며, 2011년 민주화 요구 시위를 주도했던 지도자들을 포함한 세속주의 활동가들도 잡아들이는 등 권위적 통치를 강화하고 있다.
군부는 또 2011년 适澧?요구 시위 때 불에 탄 당시 집권당 국민민주당(NDP) 당사 건물을 지난달 31일 철거하기 시작했다.
건물 설계자 가족들은 56년 전 지어진 이 건물이 2000년대 중반 역사적 건축물로 지정돼 철거가 불법이라며 주장했다.
민주화 운동가들도 2011년 시위와 관련한 의미를 강조하며 철거에 반대했으나 카이로 시당국은 철거 승인을 내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2011년 시위로 30년동안 집권했던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퇴진하면서 타흐리르 광장 옆에 있는 NDP 당사 건물의 불에 그을린 모습은 무바라크 정권의 철권통치와 그에 맞선 시민혁명의 상징으로 여겨졌다고 AP는 덧붙였다.
한편 알렉산드리아 항소법원은 이날 여성 인권변호사이자 저명한 사회활동가인 마히누르 엘마스리에게 시위법 위반 혐의로 징역 15개월을 선고했다.
엘마스리는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 전인 2013년 3월 반정부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경찰서에 침입, 경관을 공격한 혐의로 기소됐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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