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에게 듣는다 / 조한용 삼성증권 상품전략 담당 이사
채권·주식배당·리츠 등에 분산투자하는 상품 유망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도 인기
국내 증시 대형주·배당주 주목
中시장 단기 급등…과열 위험
[ 허란 기자 ]
“하반기 투자상품 트렌드는 자산배분입니다. 과거 주식형 상품에 ‘올인(집중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경험 때문에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데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조한용 삼성증권 상품전략 담당 이사(사진)는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저금리 상황에서 고객 눈높이가 낮아지면서 연 4~7% 기대수익률의 자산배분형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산배분형 상품은 채권, 주식배당, 리츠(부동산 임대수익에 투자하는 펀드) 등에 분산투자하는 게 특징이다.
단일 상품뿐만 아니라 자산배분형 포트폴리오 서비스도 늘고 있다. 펀드, 주식, 주가연계증권(ELS) 등으로 고객 수요를 고려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는 랩어카운트가 대표적이다. 삼성증권의 종합자산관리 랩 서비스인 ‘POP UMA’는 올 들어 7000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전체 설정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하반기 투자상품 트렌드는.
“올해 자산배분형 상품이 많이 늘고 있다. UMA 같은 자산배분형 포트폴리오 서비스도 점점 확대될 것이다.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기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이미 경험했다. 투자자가 손실을 보면 결국 금융투자업자 손해다. 그래서 나온 게 ‘멀티인컴’ 상품이다. 정기적으로 현금수익이 발생하는 채권이자, 주식배당, 리츠 등에 분산투자해 연 4~7%대 수익률을 추구한다. 저금리에 접어들어 고객의 눈높이가 많이 낮아지면서 이런 자산배분형 상품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과거 랩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가 많다.
“과거에 주식 위주로 투자가 쏠렸던 게 문제였다. 주식시장이 빠지면 고객이 옮겨 갈 수 있는 채권, 해외 주식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또 주식 포트폴리오 구성은 외부에 맡기고 증권사는 판매만 하는 식이었기 때문에 책임 있는 운용관리가 안 됐다.”
▷UMA와 다른 랩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UMA는 하나의 상품이라기보다 고객에게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짜주는 서비스다. 본사가 표준화한 방식으로 운영하는 ‘본사운용형’과 지점의 프라이빗뱅커(PB)들이 개별 고객의 수요에 맞춰 구성해주는 방식이 있다. 가입할 때 한 번에 받던 판매수수료 대신 분기별 사후관리 수수료를 받는 체계를 도입해 고객 수익률 관리에 집중하도록 했다. 또 기본수수료를 낮추고 수익률이 높을 경우에 추가로 수수료를 더 받을 수 있는 성과보수형을 선택할 수도 있다.”
▷펀드 성과대로 보수를 濱?시스템이 왜 필요한가.
“고객 입장에서 수익이 안 났을 때 회사에 수수료를 지급하는 데 반감이 있다. 또 모든 금융 수수료는 낮추라는 압력만 있지 정당하게 받으라는 권고가 없다. 이런저런 점을 고려할 때 열심히 성과를 내서 수수료를 받으라고 하는 게 가장 합리적일 수 있다. 물론 성과보수가 3%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할 필요가 있다. 고객에게 필요 이상의 리스크를 안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글로벌 시장 전망은 어떤가.
“자산으로 보면 올해는 채권보단 주식 투자가 유리하다.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주식 비중을 높이고 채권을 줄인 상태다. 금리가 일정 수준까지 올라가면 점점 채권 비중을 늘릴 예정이다. 해외 주식을 좋게 본다. 미국 정보기술(IT) 관련 종목은 눈여겨볼 만하다. 중국 주식도 유망하지만 단기에 너무 급등했기 때문에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 종합소득과세 대상자라면 22% 양도세 분류과세가 되는 해외 주식 투자가 유리하다.”
▷국내 주식시장은 어떻게 보나.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은 긍정적으로 본다. 그동안 성과가 좋았던 중소형주 펀드 비중은 줄이고, 대형주와 배당주 펀드를 늘리고 있다. 바이오와 헬스케어 종목은 너무 많이 올랐다. 종목 분석 보고서에서 ‘리레이팅(재평가)’이라는 말이 나올 때가 가장 위험하다고 본다. 현재가치로 잘 설명이 안 될 때 미래 수익을 예상하고 회사가치를 재평가한다는 얘기인데, 이것은 엄밀히 따지면 회사 본질과는 관련이 없는 얘기다.”
▷유가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하나.
“원유 관련 파생상품은 주식보다 변동성이 훨씬 크다. 개인투자자는 유가가 오를 것 같으면 원유 관련 업체들의 상장지수펀드(ETF)에 간접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 유가가 상승하는 만큼 수익을 보진 못하지만 유가가 떨어질 때도 손실을 적게 보기 때문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