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수지 기자 ]
유럽 최대 저가항공사인 라이언에어가 ‘싼 게 비지떡’이란 오명을 벗고 날아오르고 있다.
라이언에어는 지난해 8억6700만유로(약 1조539억원)가량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5억2300만유로)보다 66% 급등한 실적이다. 작년 매출은 전년보다 12% 증가한 57억유로였다. 실적 개선의 바탕에는 2013년 말부터 시작한 서비스 개선 노력이 있었다.
1985년 설립된 라이언에어는 비용 절감을 통해 비행기표를 값싸게 공급하며 급성장했다. 모든 좌석을 일반석으로 통일하고 지정 좌석제를 없앴다. 신문이나 잡지, 담요, 기내식 등도 제공하지 않았다. 대신 주로 유럽 도시 사이를 운행하는 비행기표 가격이 평균 47유로(약 5만7000원)로 저렴했다. 이를 바탕으로 라이언에어는 유럽 1위 저가항공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2년 전부터 위기를 겪었다. 라이언에어는 2013년 3분기와 4분기 잇따라 전문가들의 기대를 밑도는 실적을 내놨다. 각종 비용을 ‘너 잘 걸렸어’ 하는 식으로 부과하는 항공사라는 오명 때문이었다. 라이언에어는 기내에 들고 탈 수 있는 가방 크기를 엄격하게 규정하고 개수도 한 개만 허용했다. 탑승권을 출력해오지 않을 경우 70유로(약 10만5000원)에 이르는 벌금을 부과했 ? 또 사전에 좌석을 배정하지 않아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승객 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소비자 불만이 높아지자 마이클 오래리 최고경영자(CEO)는 “불필요하게 승객들을 화나게 하지 말라”며 기존 이미지 탈피를 시도했다. 3개년 서비스 개선 계획을 세워 2013년 말부터 실행했다. ‘언제나 더 좋아진다’는 슬로건을 내세워 벌금이나 엄격한 규정을 고수하는 대신 서비스 질을 향상하는 데 주력했다. 기내에 들고 갈 수 있는 가방을 두 개까지 허용하고, 공항에서 줄을 설 때 미리 좌석을 배치했다.
내년부터는 스키나 자전거 운송 요금을 낮추고 다른 항공사들과 티켓 요금을 실시간으로 비교하는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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