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면세점 쟁탈전…대기업용 티켓 2장 어디로 '촉각'

입력 2015-05-31 09:05
수정 2015-05-31 17:46
서울 신규 면세점 쟁탈전이 내달 1일 관세청에 입찰 서류 제출을 시작으로 최대 2개월간 대장정의 막이 오른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각각 2장, 1장이 배정된 황금 티켓의 주인은 관세청의 엄중한 심사를 거쳐 7월 중 결정된다.

지금까지 출사표를 던진 대기업과 합작법인은 7곳이고 중소·중견기업과 기업군도 7곳이다.

해당기업은 언론 발표를 통해 나름의 사업계획을 밝혔으나, 관세청 입찰 서류에 그동안 발표하지 않은 비장의 카드를 담을 수도 있다. 승부수인 셈이다.

출전 기업들은 경쟁사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입찰서류 준비에 여념이 없다.

관세청은 전문가를 동원해 경영능력과 입지, 여타 중소기업 등과의 상생 노력, 사회공헌도를 현미경 관찰해 최적임 기업에 신규 면세점 티켓을 안긴다는 계획이다.

최대 관심은 대기업에 건네질 황금 티켓 2장의 행로다. 사실 백화점·대형마트·아웃렛 등 오프라인 쇼핑시장은 이제 한물갔다.

모바일이 이끄는 온라인 쇼핑이 대세인 가운데 유통기업들은 이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면세점은 유통기업으로선 미래로 가는 비상구다.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덕분에 호황인 면세점을 징검다리로 시간을 벌어 미래형 기업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기업 중에선 롯데면세? 이랜드,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모두투어 등 합작법인, 현대산업-호텔신라 합작법인, SK네트웍스(워커힐), 한화(갤러리아) 등이 출전의 깃발을 올렸다.

이 중 국내 면세점 사업의 양대 축인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에 초점이 모인다.

현대산업개발과 합작법인으로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 한류·관광·쇼핑단지를 만들 면세점 구상을 냈다.

독점 논란을 의식해 머뭇거리던 롯데는 호텔 신라가 우회로를 택한 데 자극받아 뒤늦게 동대문 피트인을 면세점 후보지로 정하고 신규 면세점 쟁탈전에 가세했다.

신세계그룹은 명운을 걸고 있다.

그룹의 모태인 국내 1호 백화점인 명동 본점 명품관 전체를 면세점 후보지로 정하고, 롯데의 소공점과 함께 명동을 면세점 타운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남대문 시장과의 연계도 신세계로선 큰 자산이다.

한화 갤러리아는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황금색 '여의도 63빌딩'을 면세점 후보지로 정하고, 쇼핑·엔터테인먼트·식음료 시설을 유기적으로 엮은 문화쇼핑센터 구상을 내놨다.

한화는 제주 면세점 운영을 통해 경영 능력은 검증됐다고 자부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동대문 케레스타(옛 거평프레야)를 후보지역으로 확정했고, 이랜드는 홍대 입구 서교자이갤러리를 부지로 택하고 적임자임을 강조한다.

대기업의 면세점 쟁탈전에 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중소·중견기업의 경쟁은 말 그대로 혈투다.

티켓 한 장을 놓고 7 대 1의 경쟁이다. 대진표에 이름을 올린 7곳 가운데 유진기업이 선두를 달리는 형국이다.

건설자재 전문회사인 유진기업은 서울 여의도 옛 MBC 문화방송 사옥을 빌렸고, 해당 건물에 서울관광종합상황센터를 유치했다.

유진기업의 이런 공세에 엉뚱하게 한화 갤러리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여의도에 대기업과 중견기업 면세점을 동시에 줄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유진기업이 중소·중견기업 면세점을 확보하면 한화는 대기업 면세점은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여행사 하나투어는 토니모리·로만손 등 11개 업체와 합작한 '에스엠면세점'으로 면세점 특허를 노리고 있다.

하나투어는 종로문화재단과 인사동을 특화했다. 카지노·호텔·스파 등으로 유명한 파라다이스그룹은 5년만에 면세점 사업에 다시 나섰다.

대구시내 면세점 운영사업자인 그랜드관광호텔도 서울 면세점 유치전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의 파트너사 중원면세점도 출전 의지를 밝혔다.

한국패션협회도 아웃렛 하이브랜드와 함께 중소·중견기업 면세점 특허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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