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 뚝섬 현대차 부지 개발 무산 이후…
"서울시, 지역개발 약속 어겨"…주민들, 공장이전 서명 운동
"40년간 환경문제 없었는데…" 삼표측, 민원·시위에 '당혹'
[ 박상용 기자 ]
현대자동차의 서울 뚝섬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립 계획이 무산되면서 불똥이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으로 튀었다. 현대자동차 건물이 들어왔다면 이전했을 공장인 만큼 계획 무산과 상관없이 이전해야 한다며 지역 주민들이 시위에 나섰다.
지난 26일 성수동1가 서울숲 입구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었다. 서울숲 주변 곳곳에 ‘우리도 공기 좋은 곳에서 살고 싶다’ ‘삼표레미콘은 이전하라’ 등의 플래카드도 걸려 있었다. 공장의 분진과 소음 때문에 주거권이 침해받는다는 주장이다.
면적 2만2922㎡ 규모인 삼표레미콘 공장은 성동구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공업시설이다. 1977년 공장이 지어질 때만 해도 준공업지역인 일대에 공장이 많았지만 지금은 주상복합 아파트 등 주거시설과 이웃하고 있다. 현대차는 2006년 해당 부지를 삼표그룹으로부터 매입해 110층 규모로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짓기로 했다. 하지만 2012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50층 이상 초고층 빌딩 건립을 제한하면서 계획이 무산됐고, 삼표레미콘은 부지를 현대차에서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현대차의 대규모 개발계획과 함께 이전할 것으로 예상됐던 레미콘 공장이 남아 있자 지역 주민은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 운동에 나섰다. 지역 시의원과 구의원, 직능단체장 등으로 구성된 이전 추진위원회가 지난 3월 만들어져 4월부터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역 주민도 가세해 2개월 동안 서명운동에 참여한 사람은 8만여명이다. 성동구는 서명운동이 끝나는 대로 서울시에 공장 이전 촉구안을 제출하는 등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정종철 이전 추진위원장은 “서울시가 10년 전부터 공장을 이전하겠다고 했지만 번번이 무산되는 등 성동구 주민들의 인내가 한계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삼표그룹은 난감해하고 있다. 삼표그룹 관계자는 “지난 40년간 공장을 운영했지만 환경영향평가에서 문제가 없었고 주민의 민원 제기도 없었다”며 “구의원까지 나서 사유지 이용에 대해 참견하는 것은 월권”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검사에서도 주변 지역 대기오염도는 기준치 이하로 나왔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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