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전셋값…사라진 주택 비수기

입력 2015-05-28 21:11
서울 4월 전셋값 상승률 1.10%…성수기 3월보다 더 높아

재건축 이주 수요 등 늘었는데 2008년 이후 공급은 급감한 탓
"비수기에 이 정도 가격 뛰면 가을 성수기엔 어쩌나" 걱정 커져


[ 조성근 기자 ]
봄 이사철이 끝난 비수기임에도 수도권 전세·매매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비수기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전셋값 비수기임에도 상승

통상 4~6월은 전세시장 비수기로 통한다. 봄 이사철이 끝나는 시점부터 여름방학 학군 수요가 시작되기 전 사이다. 작년에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1~3월 가파르게 오르다 4~6월 상승률이 뚝 떨어졌다. 1월 0.8%, 2월 0.8%, 3월 0.7%, 4월 0.37%, 5월 0.09% 등이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4월 상승률은 1.10%로 오히려 3월 상승률(1.03%)보다 더 높았다. 이달 들어서도 상승세는 유지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달 들어 주간 전셋값 변동률은 0.17%로 2월과 비슷한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澯쨌活?꺾이지는 않고 있지만 매물이 시장에서 소화되는 시간은 길어지고 있다. 올초만 해도 전세 매물은 내놓기가 무섭게 나갔지만 현재는 서울 강동구, 경기 군포 등 수도권 곳곳에서 한 달씩 소화되지 않는 매물이 나타나고 있다. 안동건 부동산차트연구소 대표는 “현장에 가보면 봄 성수기에 비해 전세를 찾는 발길이 뜸해졌다”면서도 “성수기가 되면 다시 전셋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어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매매값도 강세 지속

주택 매매시장의 비수기도 전세시장 비수기와 비슷하다. 부동산 가격 변동률을 기준으로 보면 주택시장 성수기는 봄 이사철인 2~3월과 가을 이사철인 9~10월이다. 이에 반해 성수기 직후인 4~6월과 11월은 비수기다.

작년 서울의 경우 상반기에는 2월(0.13%)과 3월(0.23%) 매매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5~6월에는 마이너스 변동률을 나타냈다. 또 하반기에는 9월(0.31%)과 10월(0.29%)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11월에는 상승률이 0.1%로 낮아졌다.

올해는 수도권에서 이런 전통적인 매매시장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성수기와 비슷한 수준의 상승률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주간 매매가격 상승률은 4~5월에도 1~3월과 같은 0.1%대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 지역 매매가격 상승률도 1~3월과 비슷한 0.1%대다.

전문가들은 수도권에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한다. 2008년 이후 주택 분양은 급감한 반면 재건축 이주 등으로 수요는 더 늘어나 가격 상승이 쉽게 꺾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1만6749가구로 올해(2만38가구)보다 16.4% 감소한다. 이는 이 업체가 입주 통계를 조사하기 시작한 1990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2008년 5만5000여가구에 달했으나 2014년 3만6993가구에 이어 올해는 작년보다 45.8% 줄어든 2만38가구에 그친다.

이에 따라 가을 성수기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성수기가 도래하면 상승폭이 더 커질 것이란 예상이다. 김능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이사 계획이 있는 실수요자라면 지금부터 서둘러 집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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