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벤처캐피털 '레벨39' 반데클레이 대표
韓 핀테크지원센터와 MOU
"우수 기업 발굴·지원할 것"
[ 이지훈 기자 ]
“한국 핀테크산업의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이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규제 개혁이 필수입니다.”
영국 최대의 핀테크분야 벤처캐피털 회사인 레벨39의 에릭 반데클레이 대표(사진)는 27일 핀테크 2차 데모데이(demo-day) 행사에서 “촘촘한 규제가 한국에서 P2P 대출(개인 간 대출)이나 빅데이터 등 핀테크산업이 발전하는 데 벽이 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레벨39가 현재 육성 중인 핀테크 기업은 86개다.
반데클레이 대표는 “불과 3~4년 전 영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규제에 막혀 핀테크산업을 육성할 수 없었다”며 “정부가 핀테크를 활성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규제 개혁에 나선 것이 영국 핀테크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반데클레이 대표는 P2P 대출 시장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영국 핀테크산업의 50%가 P2P 분야”라며 “한국의 경우도 규제를 조금만 손보면 고금리 대부업을 대신해 금리를 획기적으로 낮춘 개인 간 금융거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행사에서 소개된 국내 핀테크 기업의 홍채 인식 기술을 통한 본인 인증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활용한 신용평가시스템 등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레벨39는 핀테크지원센터와 핀테크 분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육성에 협력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반데클레이 대표는 “아시아 핀테크 분야의 전진기지로 삼기 위해 가장 먼저 한국에 진출했다”며 “한국 핀테크 기업의 뛰어난 기술력이 사장되지 않도록 우수기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규제가 단기간에 개선되지 않아 한국에서 사업 활성화가 지체된다고 판단되면 직접 투자를 통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또 장기적으로 미국이나 유럽 기업이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관문으로 한국 시장을 키운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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