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리 GM 前부회장 영입
해외 車부품사 M&A 추진
[ 좌동욱/박준동 기자 ] ▶마켓인사이트 5월25일 오후 4시50분
영남권의 중견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이래cs가 합작사인 미국 델파이로부터 한국델파이 지분 50%를 사들인다. 이래cs는 주고객인 한국GM 매출이 줄어듦에 따라 델파이와의 합작관계를 청산하고 독자적으로 해외 판로를 개척하기로 했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래는 미국 델파이 본사가 가진 한국델파이 지분 50%를 인수하는 협상을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측은 최근 가격과 조건을 합의해 다음달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매매가는 1000억원 이내로 알려졌다. 4년 전 이래가 한국델파이 지분 42.3%를 매입할 당시 가격(1921억원)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이래는 미국 델파이에 이어 2대주주다.
美델파이와 합작 청산…독자 해외진출
업계 관계자는 “이래가 델파이 본사 지분 50% 매각에 대한 동의권을 갖고 있어 상대적으로 싼값에 지분을 매입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래는 보유 현금과 금융권 대출 등으로 인수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이래는 한국델파이 지분 92.3%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동시에 대우자동차 시절부터 30여년간 진행하던 델파이와의 합작사업을 청산한다. 한국델파이는 1984년 대우그룹과 GM이 합작 설립한 대우자동차부품이 모태다. 1999년 GM의 부품 사업부가 델파이로 분사되면서 한국델파이 지분 50%도 델파이로 넘어갔다.
이래가 글로벌 자동차 부품기업과 합작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은 ‘한국GM의 철수 가능성’ 때문이다. 한국시장은 크지 않은 반면 인건비 등 생산비용이 점점 높아지면서 GM 본사가 한국 생산기지를 중국, 인도 등으로 이전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자동차 부품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한국델파이의 경우 전체 매출 가운데 한국을 비롯한 대(對) GM 매출비중이 70%에 달한다.
지난해 한국GM을 상대로 한 한국델파이 매출은 전년보다 1300억원가량 감소했다. 전체 매출도 9% 줄어든 1조1418억원에 그쳤다. 한 해 200억~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던 한국델파이는 지난해 147억원의 영업 적자를 냈다. 한국델파이는 희망퇴직을 통해 전체 임직원 20%(500명)가량을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노조와 협의 중이다.
이래그룹 대주주인 김용중 이래cs 사장은 다음달 중순께 최종 인수가 이뤄지면 해외사업 비중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미 과거 GM그룹 2인자였던 닉 라일리 전 GM 부회장을 한국델파이 부회장으로 영입, 해외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래그룹이 합작 청산이라는 ‘강수’를 선택함으로써 향후 델파이와의 주주 간 계약에 따른 특허 및 마케팅 이득은 사라질 전망이다. 대신 해외시장 진출 제약도 없어진다. 그동안 한국델파이는 주주 간 계약에 묶여 중국, 미국, 유럽 등 해외 주요시장에 독자적으로 진출하지 못했다. 델파이 본사가 한국델파이 이사회(8명)의 절반을 차지하는 지배구조도 이래그룹엔 부담이었다. 의사 결정이 지연되거나 번복되는 등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래 측 관계자는 “김 사장은 2011년 델파이 지분을 인수한 직후부터 델파이 본사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인식을 했다”며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 델파이 브랜드도 떼어내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래는 추가 M&A 등을 통해 미국과 중국의 자동차 부품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좌동욱/박준동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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