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위기 브라질, 699억헤알 긴축

입력 2015-05-24 21:09
정부지출 삭감으로 SOC투자 축소될 듯


[ 박수진 기자 ] 재정 위기로 국가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처한 브라질 정부가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25조원 이상의 정부 지출을 줄이기로 했다.

네우손 바르보자 브라질 기획장관은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예산에서 699억헤알(약 25조766억원)의 지출을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브라질 정부가 책정한 올해 예산은 국내총생산(GDP)의 21.9%에 해당하는 1조2000억헤알(약 430조5000억원)이었다.

예산이 삭감되는 분야는 △도로 공항 철도 항만 등 건설 프로젝트 △도시 개발 △보건 △교육 등이다. 바르보자 장관은 “정부의 긴축 방침에 따라 투자가 감소하면서 경제 활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브라질 정부가 이미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0.9%에서 -1.2%로 낮춰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브라질의 2011~2020년 평균 성장률이 2%에도 못 미치는 1.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2001~2010년 평균 성장률 3.6%의 절반 수준이다.

앞서 무디스와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기관은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무디스는 지난 3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브라질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구조개혁의 성공에 대한 의구심과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 나타난 사회적 갈등 등이 경제의 불투명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도 지난달 브라질의 신용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추면서 국가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했다. 피치는 “계속되는 브라질의 경제 부진, 거시경제 불균형, 재정 악화, 정부 부채의 실질적인 증가가 국가신용등급의 하방 압력을 증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와 피치는 브라질에 대해 투자등급 맨 밑에서 두 번째인 ‘Baa2’와 ‘BBB’ 신용등급을 각각 매겼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은 투자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BBB-’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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