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현대그룹, 벌크선사업 매각철회…자산 유동화로 재무구조 개선

입력 2015-05-21 21:47
업황 악화로 당초 계획 변경
터미널 담보로 영구채 발행
최대 3500억원 규모 검토


[ 안대규 기자 ] ▶마켓인사이트 5월21일 오후 4시25분

현대그룹이 마지막 구조조정 매물인 현대상선의 벌크선사업부를 매각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보유자산의 유동화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로 했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벌크선사업부를 매각하려는 계획을 철회하고 미국 컨테이너터미널 두 곳과 대만 터미널 지분 등을 담보로 영구채를 발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대그룹이 유동화로 방향을 튼 것은 벌크선사업의 업황 악화 등으로 인수 열기가 시들해졌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벌크선사업부를 팔기 위해 지난달 IMM 프라이빗에쿼티(PE), IBK투자증권 컨소시엄, H&Q 아시아퍼시픽 코리아, 스틱인베스트먼트, 하나대투증권 PE 등을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했지만, 이들은 업황 부진과 장기운송계약(CVC) 유지 여부 등에 부담을 느껴 협상에 미온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벌크선사업부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컨테이너 터미널(CUT), 시애틀 인근 타코마의 컨테이너 터미널(WUT), 대?가오슝 터미널 지분 등을 담보로 영구채를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은 벌크선사업부와 터미널 지분을 가진 회사를 물적분할한 뒤, 이 자산을 담보로 제공해 최대 350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동화 작업을 맡고 있는 유안타증권은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자금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지난해 대한항공의 신용보강으로 영구교환사채를 발행해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며 “시장 여건이 좋아 인수합병(M&A) 방식이 아니더라도 영구채 발행 등 유동화를 통해 더 좋은 재무구조 개선효과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영구채

perpetual bond. 만기가 정해져 있지 않은 신종 자본증권. 특정 시점 이후에 조기 상환하거나 만기를 연장할 수 있어 영구채라는 이름이 붙었다. 채권과 주식의 중간 성격을 띠고 있어 ‘하이브리드 채권’으로도 불린다. 만기를 연장할 때 투자자에게 이자만 계속 주면 된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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