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마케팅 열전] 월말 일요일 홈경기 '클래식 데이' 신설

입력 2015-05-20 07:00
삼성 라이온즈


[ 남윤선 기자 ]
삼성 라이온즈는 올해 마케팅 중심 과제를 ‘클래식’으로 잡았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전통 있는 팀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삼성 라이온즈 마케팅의 표본은 미국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다. 양키스의 홈 구장 양키스타디움에서는 아직도 ‘YMCA’ 노래를 주요 응원가로 쓴다. 이 노래는 나온 지 2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양키스 팬들이 가장 아끼는 응원가다. 팬들이 구단의 역사와 전통을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올초 팬들을 상대로 이벤트에 대한 의견을 모았는데 “명문 구단임을 보여주는 차별화된 이벤트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많았다고 한다.

삼성 라이온즈는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원년부터 이름이 바뀌지 않은 유일한 구단이다. 또 최다 팀 승리 기록을 갖고 있고 지난 4년간 한국시리즈에서 연속 우승하기도 했다. 명실 상부 국내 최고 명문 구단으로서의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삼성 라이온즈는 성적뿐 아니라 응원 문화는 물론 사회공헌 활동에서까지 다른 팀의 모범이 되는 진정한 명문 구단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한 구호는 ‘더 블루 클래식(the blue classic)’이다. 한국 야구구단 중 유일하게 파란색을 사용하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미국 명문 구단에서 쓰는 다양한 전통 마케팅 기법도 채용했다. 대구 홈구장의 1루 응원석에는 카운트보드판을 설치했다. 올해 몇 경기가 남았는지를 표시해주는 것이다. 경기마다 과거 같은 날 있었던 시합 중 명장면을 선정해 전광판과 홈페이지에 노출한다. 32년 전통의 구단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었던 시구, 시타, 응원장면 등을 선정해 이를 스토리로 만들어 팬들에게 공유할 계획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응원단 ‘블레오’는 한국에서 가장 역사가 깊다.

복고적인 응원방식도 부활시킨다. 스틱불꽃이나 파란풍선 응원이 대표적이다. 이 역시 삼성 라이온즈가 최초로 시도한 응원방식으로 여전히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1980년대 응원가인 ‘힘내라송’도 다시 도입했다.

‘클래식 데이’도 신설했다. 매월 마지막 일요일 홈경기에는 선수단이 1980년대, 1990년대 입었던 유니폼을 입고 경기한다. 이런 유니폼은 구장 매장 등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사회 공헌 활동도 강화한다. 지난 4월28일부터 5월3일 대구 6연전 때는 전 구단직원과 선수들이 나서 지역 내에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쳤다. 선수들은 애장품을 경매에 내놔 수익금을 사회 공헌 단체에 기부했다. 일반 고등학교 학생과 특수 학교 학생이 함께 어울리는 시구·시타 행사도 기획했다.

삼성 瓚結쩝?선수들의 주요 기록에 따른 특별 이벤트도 진행한다. 이승엽 선수는 올해 한국 프로야구 최초 400홈런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원삼 선수는 100승과 1000탈삼진 달성이 눈앞이고, 임창용 선수도 100승과 200세이브 달성이 유력하다. 구단에서는 선수들의 기록 달성을 기념할 수 있는 한정판 상품(유니폼, 기념구, 타월)을 출시할 계획이다. 전광판에도 기록 달성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줘 관객들의 관심을 유도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연중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는 가족의 달 5월을 맞아 다양한 가족 초청 행사를 진행했다. 오는 7월에는 ‘핑크 레이디위크’를 정하고 유방암 퇴치 등 여성 건강 증진을 위한 이벤트를 가질 계획이다. 한여름인 8월에는 경기 전후 다양한 콘서트를 기획하고 있으며 더위를 식혀 줄 유령 페스티발 콘셉트의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관계자는 “매년 유행에 따라 마케팅 방법을 바꾸기보다는 국내 최고 명문 구단 이미지를 굳히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나아가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이미지를 구단을 통해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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