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마케팅 열전] 마산구장 좌석 30%는 '가족 놀이터'

입력 2015-05-20 07:00
NC 다이노스


[ 박병종 기자 ]
게임회사 엔씨소프트는 프로야구 마케팅의 최고 승자 중 하나로 꼽힌다. 경남 창원에 연고를 두고 2011년 창단한 NC 다이노스는 한국 프로야구 1군 리그 데뷔(2013년) 2년 만에 리그 3위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다. 사람들은 이제 “엔씨소프트가 뭐하는 데야”라고 묻지 않는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숫자로 효과를 측정할 순 없지만 엔씨소프트가 일반인에게도 많이 알려졌다는 걸 체감한다”고 말했다.

NC 다이노스는 2011년 3월31일 온라인 게임 ‘리니지’로 유명한 엔씨소프트에 의해 창단됐다. 2012년 퓨처스리그(한국프로야구 2군 리그)를 거쳐 2013년 1군 리그에 참여했다. 삼성 LG 롯데 같은 대기업이 아닌 게임회사가 프로야구팀을 창단한 데에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의 야구 사랑이 한몫했다. 그는 “최동원 투수가 어릴 적 영웅이었다”며 “초등학교 시절 ‘거인의 꿈’이란 만화를 보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고 중학교 땐 빠른 볼을 잘 던지려고 팔과 다리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다녔다”고 설명했다. 구단주인 김 사장의 이런 스토리는 다른 팀 팬들까지 NC 다이노스에 호감을 갖게 만들었다.

게임회사답게 세련된 디자인과 젊은 감각을 앞세우는 점도 NC 다이노스 마케팅의 강점이다. ‘다이노스틱’이라고 이름 붙인 NC 다이노스의 응원막대에서도 이런 점이 잘 드러난다. 단순히 팀 로고와 이름이 그려진 기다란 응원막대와 달리 다이노스틱에는 팀 마스코트인 공룡 머리가 달려 있다. 망토처럼 몸에 두를 수 있는 다용도 담요도 인기 상품이다. 머리에 덮어쓰는 부분에 공룡 눈과 뿔을 달았다. 다른 팀 팬들도 사고 싶다고 부러워할 정도다.

공룡을 내세운 캐릭터 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NC 다이노스는 ‘단디’와 ‘쎄리’라는 응원 캐릭터를 만들었다. 단디는 경상도 사투리로 ‘야무지게 해라, 똑바로 해라’는 뜻에서, 쎄리는 ‘때려라, 쳐라’는 말에서 따왔다.

팬심을 읽는 빠른 제품 출시도 강점이다. 다이노스는 선수들이 의미 있는 기록을 달성할 때마다 관련 상품을 발빠르게 출시했다. 4번 타자 에릭 테임즈의 사이클링 히트 기념 티셔츠, 이종욱 통산 300도루 기념구, 찰리 노히트 노런 기념 티셔츠 등 구단이 만들어가는 역사를 캐릭터 상품을 통해 기념할 수 있도록 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야구를 가족들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의 장으로 만들어주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홈구장인 마산야구장의 총 5500여 내야석 중 약 30%인 1600여석을 테이블석으로 개조해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 더욱 편안하게 야구를 볼 수 있도록 한 것도 이런 노력의 일부다.

올해부터는 구단 버스 좌석을 그대로 옮긴 ‘다이노스 버스시트’ 좌석과 푹신한 매트리스 위에 누워서 야구를 볼 수 있는 ‘다이노스 매트리스’ 좌석도 도입했다. 어린이날에는 뽀로로 인기 캐릭터인 크롱, 뽀로로, 패티가 야구장을 방문해 사진촬영 시간을 갖고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제기차기, 팽이치기, 딱지치기 등 추억의 게임존도 야구장 내에 운영했다.

NC 다이노스는 ‘지역 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구단으로 성장한다’는 모토로 지역 내 사회 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고지 창원 지역 특수학교 지원, 지역 소년소녀가장 후원 등 야구를 통한 사회적 약자 돕기에 나서고 있다. ‘주니어 다이노스 스프링 챔피언십’ 야구 대회를 개최해 경남지역 초·중·리틀 야구팀을 지원하고 있다. 여름캠프, 야구축제, 지역 학교 순회강연 등을 통해 경남지역 학생들에게 야구를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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