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열어뒀던 세종의 리더십
보험업 위해서도 '通의 정신' 중시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lsr58@shinhan.com
지난 밤바람 때문일까. 서울 청계천을 하얗게 수놓던 이팝나무 꽃잎이 길옆에 소복이 쌓여 있다. 꽃이 쌀알처럼 생겼다고 쌀밥나무라고도 불린다던데 거리에 떨어진 꽃잎이 정말 흰 쌀밥을 뿌려 놓은 듯하다. 배고팠던 시절에는 이 꽃을 보며 얼마나 상상의 나래를 폈을지.
“식사하셨습니까”가 일상 인사일 정도로 배고픔은 오랜 시간 우리에게 머물러 왔고, 민심 그 자체였다.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요, 밥은 백성의 하늘”이라는 세종대왕의 말에서 민심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느껴진다. 세종은 전국의 농부들에게 농사짓는 법을 직접 물어 우리나라 최초의 농서 ‘농사직설’을 편찬했다. 국가사업을 추진하면서 백성의 말에 더욱 귀를 기울였다. 민심을 헤아리는 정치는 백성을 진정으로 위하는 마음과 진심 어린 소통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이 같은 소통의 리더십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욱 절실하다. 특히 기업 운영에서 소통은 회사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요소가 된 지 오래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보험업에서도 고객 珦?소통 강화가 눈에 띈다. 기업 블로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고객패널제도 운용 등 보험 이용자들의 살아 있는 이야기를 듣고 경영 전반에 반영하는 회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기업이 현장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는 건 당연한 일이다.
보험업에는 보험 이용자의 소통과 더불어 또 하나의 중요한 소통이 있다. 보험의 진정한 가치를 전하는 보험설계사(FC)와의 소통이다. 보험상품 계약을 맺는 사람들에게는 눈앞에 있는 설계사가 보험업 전체와도 같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는 설계사와의 소통을 위해 ‘FC존중문화추진단’을 구성하고, ‘FC만족센터’와 ‘FC-최고경영자(CEO) 대화방’을 통해 설계사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있다. 이런 소통의 결과물로 보장설계전문가를 양성하는 ‘명인콘테스트’가 만들어졌다. 또 야간과 주말 등 보험 이용자가 원할 때 전화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호평받고 있다.
동의보감엔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고 적혀 있다. 진정한 소통으로 보험의 가치가 더욱 환하게 꽃피우길 희망한다.
이성락 < 신한생명 사장 lsr58@shinha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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