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돌기 시작했다…예금회전율 3년래 '최고'

입력 2015-05-18 21:20
예금회전율 3개월만에 반등
은행서 부동산·주식으로 이동
소비·투자로 이어질지 주목


[ 황정수 기자 ] 지난 3월 은행 예금회전율이 최근 3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은행에 머물던 돈이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이동하고 있고 일부 소비 용도로도 쓰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요구불·저축성예금 모두 상승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3월 은행의 예금회전율은 4.2회를 기록했다. 기업들의 연말 자금 수요가 커져 예금회전율이 급등한 작년 12월(4.6회)을 제외하면 2012년 4월 이후 최근 3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다.

예금주가 언제든지 돈을 인출할 수 있는 보통예금 등 요구불예금과 정기예금 등 일정 기간 동안 돈을 회수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고 예치하는 저축성예금의 예금회전율이 동반 상승했다. 요구불예금의 회전율은 지난 1월 25.6회에서 2월 21.6회로 떨어졌다가 3월 27.3회로 올라섰다. 저축성예금 회전율도 1월(1.2회)과 2월(1.1회)보다 높은 1.3회로 집계됐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은행의 예금 평균잔액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예금회전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인출금액이 많이 늘었기 때문이?rdquo;고 설명했다.

경기회복 조짐에 투자처로 이동

전문가들은 은행에 묶여 있던 자금이 인출돼 가계 소비에 활용되거나 설비투자에 쓰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소매판매액(계절조정 기준)은 전기 대비 0.5%,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하며 회복 조짐을 보였다. 1분기 설비투자지수도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2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4월 소매판매도 승용차·차량연료 판매와 신용카드 승인액이 늘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는 것도 예금회전율이 상승한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2월 8만6000가구에서 3월 13만1000가구로 증가한 뒤 4월엔 13만9000가구까지 늘었다.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는 펀드(머니마켓펀드 제외)엔 4월에만 3조263억원이 순유입됐다.

송두한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금융연구실장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없다면 은행에 들어가 있는 자금은 몇 년이고 꿈쩍하지 않는다”며 “최근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와 함께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면서 예금에서 인출된 돈이 투자처로 이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송 실장은 또 “체감 경기는 안 좋다고 하지만 최근 경제지표만 놓고 보면 나빠진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내수 회복될지 지켜봐야”

일각에선 은행에서 빠져나온 돈이 내수 회복의 밑거름이 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김완중 하나금융경동П맑?연구위원은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회전율 상승을 아주 긍정적으로만 보기 힘들다”며 “소비와 설비투자 증가로 이어지며 선순환을 이끌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은행 예금회전율

시중에서 돈이 얼마나 활발히 돌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기업과 가계가 일정 기간 은행 예금계좌에서 돈을 인출한 정도를 나타낸다. 은행 예금계좌에서 인출된 금액의 합계를 은행 예금계좌의 평균 잔액으로 나눠 구한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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