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비즈로 몰리는 수재들
최강스펙 젊은이들 모바일 창업 잇따라
해커대부·소셜커머스 3인방 등 거물도 가세
인재 따라 돈도 몰려…'빅뱅' 카운트다운
[ 강영연 / 안정락 기자 ] “로켓을 탈 기회가 생기면 어떤 자리냐고 묻지 마라. 일단 올라타라.”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가 2013년에 출간한 베스트셀러 ‘린인(Lean In)’에서 한 말이다. 급변하는 정보기술(IT)산업의 흐름에 맞다면 작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일지라도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의 ‘엄친아’들이 샌드버그의 이 말을 실천하고 있다. 고액연봉과 전문직을 버리고 ‘모바일 로켓’에 몸을 싣는 젊은 창업자가 급증하고 있다.
핀테크 회사 한국NFC 황승익 사장은 “미국의 골드러시 행렬이 미국의 서부시대를 열고, 오늘의 실리콘밸리 초석이 됐다”며 “모바일 비즈니스가 본격화되는 태동기를 놓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벤처는 ‘엄친아 블랙홀’
주시현 엠버스 대표는 민족사관고를 조기 졸업하고 KAIST에서 전산학을 전공한 과학영재 출신이다. 연구소 등 안정된 직장에 들어갈 기회가 많았지만 그는 2012년 모바일 쇼핑 정보회사 ‘엠버스’를 차렸다. 그와 함께하는 동료들도 경력이 화려하다. 김태은 이사는 KAIST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했고, 이진우 이사는 21세에 회계사에 합격해 회계법인에서 일하다 엠버스에 합류했다.
주 대표의 엠버스는 순항 중이다. 모바일 세일 정보 알림서비스앱인 ‘써프라이즈’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55만건에 달한다. 주 대표는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등이 발빠른 선점으로 PC시대의 성공스토리를 쓴 것처럼, 모바일이 본격화되는 지금 진입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유학파들도 모바일 전장으로 속속 진입 중이다. 미국 코넬대 출신의 유범령 모비데이즈 대표는 지난해 6월 모바일 전문 마케팅 회사를 세웠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인재들이 모여들었다. 이 회사의 해외취업담당 이재연 매니저는 하버드대 공공의료 석사다. 사업개발을 맡은 문준환 매니저는 서울대 디지털정보융합 석·박사 통합과정을 중단하고 합류했다.
전문직 출신 엄친아도 줄을 잇고 있다. 간편결제·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는 서울대 치의학과(01학번) 출신이다. 미국 치과의사 자격도 갖고 있다. “모바일 쇼핑이 유통 채널을 바꾸면서 간편결제 시장도 보조를 맞춰 급팽창할 것”이란 게 창업의 변이다.
○벤처 1세대·해커 대부 … 속속 진입
모바일 비즈니스가 이공계 인재들만의 놀이터는 아니다. 경영학자 컨설턴트 해커 등 다양한 이력의 인재 湧?경쟁에 뛰어들었다. ‘어니스트펀드’라는 P2P(개인간 거래) 대출서비스로 올 2월 창업한 서상훈 비모 대표는 지난해 서울대 수석졸업자다. 그는 “전통적 금융시장에 IT가 접목되며 거대한 모바일시장이 창출되는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모바일 비즈니스의 잠재력은 인터넷시대를 이끌었던 1세대 엄친아들도 빨아들이고 있다. 쿠팡 티켓몬스터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3사 창업자들이 대표적이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재학 당시 쿠팡을 세운 김범석 대표와 와튼스쿨 출신 신현성 티몬 대표는 온라인 쇼핑몰을 모바일 기업으로 변신시켰다. 쿠팡의 거래중개액 중 모바일 비중은 80%를 웃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들도 모바일 로켓에 몸을 싣고 있다. 핀테크보안 업체 KTB솔루션을 창업한 김태봉 대표는 ‘해커들의 대부’로도 불리는 인물이다. 국내 해커 1세대로 한국인터넷진흥원 보안기획위원 등을 지냈다. 김 대표는 “핀테크시장이 커지면 보안 분야에서도 새 비즈니스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카드 전무 출신인 이익기 씨는 딸 이효진 대표가 작년 말 창업한 P2P 대출서비스회사 8퍼센트의 고문직을 맡았다. 베테랑 금융인인 그는 “딸 회사여서가 아니라 모바일 비즈니스 모델과 인력 구조에서 성공 가능성을 보고 입사했다”고 강조했다.
○인재 보고 투자자금도 유입
성공사례가 나오고 있는 점도 모바일 비즈니스를 달구는 요인이다. ‘국민게임’ 애니팡을 만든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와 ‘아이러브커피’ 게임을 만든 이대형 파티게임즈 대표 등은 회사를 코스닥시장에 상장시켜 30대 초반에 각각 400억원, 250억원대의 자산가가 됐다.
인재가 몰리자 투자자금도 유입되고 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회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소셜커머스 업체 티몬에 800억원을 집어넣었다.
인재와 자금이 몰리면서 모바일 비즈니스는 성장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올 1분기 국내 모바일 쇼핑 규모는 5조560억원으로 2년 전 2013년 1분기 1조1270억원의 네 배를 웃돈다. 세계 모바일결제 규모는 2012년 1631억달러에서 2017년에는 721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지현 KAIST 정보미디어 경영대 교수는 “새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면 대박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인재들을 불러모으고 있다”며 “올해는 모바일 비즈니스가 본격적으로 커지는 해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영연/안정락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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