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테마원 돌며 피톤치드 온몸으로 만끽 "명품숲이네"

입력 2015-05-18 07:01
수정 2015-05-22 16:38
오색딱따구리·박새 등도 만날 수 있어
6월 중순 반딧불이 체험 이벤트 개최


[ 최병일 기자 ]
곤지암 화담숲

‘숲’이라는 글자를 편애하는 소설가 김훈은 “숲의 어감이 깊고 서늘하며 그 속에 향기와 습기가 번져 있다”고 했다. 소설가만큼 숲에 대한 깊은 애정이 없더라도 분명 숲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을 지니고 있다.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피로를 녹이고 마음을 정화시킨다. 봄의 끝자락에서 여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때, 신록의 푸르름과 야생화가 가득한 명품 숲 ‘곤지암 화담숲’으로 가보자.

자연스런 멋이 넘치는 명품숲

숲은 계절마다 서로 다른 얼굴을 내민다. 숲에서 나는 향기도 다르고, 꽃도 다르고, 심지어 나무에 갇혀 파닥이는 햇빛의 색깔도 다르다. 숲은 자연이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 최고이겠지만 인간의 손길이 닿았는데도 자연스러운 멋을 갖추고 있다면 명품숲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경기 광주 곤지암에 있는 화담숲(hwadamsup.com)은 명품숲의 요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발이봉 능선에 조성된 화담숲은 나무와 화초, 이끼류에 이르기까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품고 있어 자연 숲에 비견될 정도로 정갈하다.

LG상록재단이 자연생태환경 복원과 보호를 위한 공익사업의 일환으로 조성한 생태 수목원으로, 135만5000㎡ 땅에 국내 자생식물 및 도입식물로 17개의 테마원을 꾸몄다.

5㎞에 이르는 숲속 산책길은 전 구간을 경사도가 낮은 데크길로 조성해 유모차나 훨체어를 동반한 모든 가족이 봄꽃을 즐기며 걷기 좋다. 2시간 정도 걸리는 숲속 산책길을 걷다 보면 시간의 흐름마저 잊을 정도다. 다양한 향취와 색깔, 멋이 가득한 17개의 테마원을 모두 만날 수 있도록 설계한 것도 화담숲의 특징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이끼원’ 이채

산책길 주변에 화사하게 피어난 야생화는 놓쳐서는 안 될 볼거리다. 비를 맞으면 함초롬이 피어나는 작약꽃, 열매가 딸기를 닮은 산딸나무꽃, 하얀 쌀밥을 담아놓은 것처럼 나무 전체가 흰 꽃으로 덮인 이팝나무, 하얀 팝콘이 터진 듯 꽃을 피우는 공조팝나무, 씨앗이 날릴 때마다 할머니의 하얀 머리카락을 연상케 한다는 할미꽃, 고운 종을 연달아 매달아 놓은 듯한 은방울꽃 등 저마다의 사연과 이야기가 있는 수십 종의 꽃들이 반겨준다.

화담숲을 산책하면 오감이 즐겁다. 신비로운 바람소리, 물소리, 새소리를 들을 수 있고, 코로는 흙내음을 맡을 수 있다. 특히 나무들이 내뿜는 피톤치드로 인해 몸과 마음에 활기가 넘치고 자연과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숲속 산책길은 초록 형광빛의 이끼 융단과 시원한 자연계곡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는 이끼원에서 출발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이끼원에선 솔이끼, 돌솔이끼, 비꼬리이끼 등 30여종의 다양한 이끼를 만날 수 있다. 이끼가 잘 생육할 수 있도록 바람, 습도, 빛 등을 고려해 이끼관찰로 주변에 자연형 계곡, 폭포, 이끼돌, 이끼자연석 등을 배치했다. 이끼원을 걸어 나오면 화담숲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약속의 다리’가 놓여 있다. 물소리, 바람소리와 함께 ‘덩더쿵’ 화음을 내는 물레방아도 볼 수 있다. 물레방아 주변에 있는 탐매원에는 계절마다 주렁주렁 과일이 열린다.

탐매원을 지나면 하얀 빛깔의 자작나무 숲이 펼쳐진다. 자작나무 숲은 빛의 바다 같은 느낌이 든다. 자작나무 잎이 흔들릴 때마다 햇빛이 그물에 갇힌 것처럼 출렁거리기 때문이다. 자작나무 숲을 빠져나오면 어느새 숲속 산책길의 상부 모노레일 승강장에 도착한다. 승강장 옆 전망대에는 따가운 햇볕이나 비를 가릴 수 있는 평상(파고라)이 마련돼 편안히 휴식을 취하거나 산 아래 펼쳐진 풍광을 둘러볼 수도 있다.

수련원, 암석원 등 다양한 테마원 매력

전망대에 서면 두 가지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고요한 숲길에서 나무 냄새를 맡고 새恬??들으며 사색하고 싶다면 2㎞의 ‘힐링숲길’을 걷는 것이 좋다. 가족과 함께 가벼운 나들이를 계획했다면 단풍나무원 방향의 ‘숲속 산책길’로 계속 걸으면 된다. 내리막길이지만 완만한 경사의 데크길이라 야생화를 친구 삼아 늦봄의 정취에 빠져들 수 있다.

화담숲을 이야기하면서 숲에 서식하는 동물들을 빼놓을 수는 없다. 붉은머리오목눈이, 큰오색딱따구리, 박새 등 다양한 종류의 산새는 물론 계곡에서는 가재, 도롱뇽, 두꺼비 등을 만날 수 있다.

봉선화, 감나무, 과꽃과 돌담, 싸리문, 장터 등 옛 추억이 어린 한국 전통의 정원을 재현한 ‘추억의 정원’, 시원한 폭포와 소나무가 어우러져 동양화를 보는 듯한 ‘수련원’, 고산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암석원’, 청나래고사리 일색고사리 등 다양한 양치식물이 무성한 숲을 이루는 ‘양치식물원’도 그냥 지나치면 섭섭하다.

곤지암 화담숲은 6월 중순부터 반딧불이원에서 애반딧불이를 관찰할 수 있는 체험 이벤트를 진행한다.

■ 여행정보

곤지암 화담숲은 중부고속도로에서 곤지암 나들목을 빠져나오면 보이는 곤지암리조트 근처에 있다. 오는 11월 말까지 운영하며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입장료는 어른 9000원, 청소년 및 경로 7000원, 어린이 6000원. 모노레일은 수시로 운행하며 요금은 4000원(어린이 3000원). 경기 광주시 도척면 도척윗로 278. (031)8026-6666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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