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은 복고, 컬러는 레드, 크기는 오버사이즈
[ 임현우 기자 ]
선글라스 시장은 이맘때가 최대 성수기다. 한 백화점이 지난해 선글라스 매출을 분석한 결과 5월의 비중이 17.9%로 1년 중 가장 높았다. 부쩍 따가워진 봄 햇살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휴가철에 앞서 미리 선글라스를 장만하려는 사람들이 몰려서다. 유명 패션 브랜드들은 ‘대목’을 앞두고 올해의 신상품 선글라스를 일제히 쏟아냈다.
지난해에 이어 복고 열풍이 계속되면서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향수를 자극하는 선글라스가 다양하게 나왔다. 펜디, 지미추 등은 양끝이 위로 올라간 캣아이 프레임의 선글라스를 내놨다. 고양이 눈을 닮은 캣아이 프레임은 까만 스모키 화장 못지않게 강렬한 느낌이 매력으로 꼽힌다. 디올, 보스 등이 출시한 남성 선글라스에서는 1970년대풍 패션과 잘 어울리는 보잉 선글라스가 많다. 보잉 선글라스는 조종사를 위해 제작된 보안경에서 유래한 것으로, 잠자리 모양을 닮은 큼지막한 스타일이 특징이다. 이런 흐름과는 정반대로 미래지향적인 스타일을 적용한 선글라스도 다양하게 나왔다. 마크제이콥스는 건축학에서 영감을 얻은 다각형 프레임, 펜디는 안경 다리 부분 모양에 변화를 준 신비로운 이미지의 굇磅澯보?출시했다. 색상 면에서는 ‘레드 톤’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연한 핑크빛부터 진한 체리색까지 여성미를 강조한 색상이 주를 이룬다. 두 가지 이상의 색을 자유자재로 조합한 ‘컬러 블록’ 역시 올여름 선글라스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안경테 소재로 가장 흔히 쓰이는 아세테이트 외에 메탈, 크리스털, 고무, 가죽 등 다양한 소재를 과감하게 섞은 제품들도 눈길을 끈다. 펜디와 지미추는 반짝이는 광택 소재를 사용한 여성 선글라스, 보스오렌지는 무광택 소재에 염색 기술을 가미한 빈티지 선글라스로 개성을 과시했다.
남들과 다른 멋을 추구하는 사람이 늘면서 선글라스에서도 디자이너의 세심한 ‘디테일’을 강조한 제품이 증가하고 있다. 디올, 보스, 타미힐피거는 양쪽 눈을 연결하는 브리지 부분을 두껍게 만드는 등의 방식으로 변화를 줬다. 또 안경테 윗부분이 마치 눈썹 모양을 닮은 ‘아이브로’ 형태의 디자인과 일명 반무테로 불리는 ‘투 포인트’를 내세우기도 했다. 얼굴이 작아 보이는 착시효과를 주는 큼지막한 오버사이즈 프레임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성기를 구가할 전망이다.
선글라스전문업체 사필로코리아의 한현선 마케팅부장은 “눈의 건강과 직결되는 상품이기도 한 만큼 디자인뿐 아니라 기능성도 중시해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외선 차단율이 높아 ‘UV’ 마크가 찍힌 제품이나 렌즈 기술력에 강점을 지닌 브랜드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게 좋다는 설명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