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비공개 최고회의 개최
비노계 "역할 제대로 할지 의문"
[ 은정진 기자 ]
18일로 취임 100일째를 맞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최근 당내 계파 간 갈등 문제를 수습하기 위해 이번 주 안에 인적 쇄신에 착수할 ‘혁신기구’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문 대표는 17일 긴급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혁신기구를 가급적 이번 주 안에 출범시킨다는 목표를 바탕으로 위원장 및 위원 인선을 서둘러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기구에서는 공천혁신, 인사쇄신, 당무당직 개편 등 당내 현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하기로 했고 활동기한과 관련해서는 6월 이내에 마무리해 당 쇄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는 혁신기구의 밑그림을 그린 수준이었다는 게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위원장을 외부에서 영입할지 등 각론에서는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수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당내 인사 및 외부 인사 영입에 대한 각각의 장단점을 놓고 폭넓은 의견 교환이 있었다”며 “외부 인사의 구체적인 이름은 거론되지 않았지만 당내에서 수용할 수 있는 분을 영입해야 좋지 않겠느냐는 등 원칙적인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정은 문 대표가 광주 5·18 기념식에 참석하기 전에 큰 틀에서의 쇄신 로드맵을 마련해 광주 민심을 다독이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4·29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비노(비노무현)·호남 진영을 중심으로 책임론에 이어 사퇴론까지 나와 호남 민심이 악화하자 혁신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게 김 대변인의 설명이다.
하지만 혁신기구에 대한 비노계 반응은 싸늘하다. 최근 문 대표는 ‘공천권 요구에 타협하지 않겠다’는 등 당내 계파 청산 요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문서를 작성했다가 비노계의 강한 반발을 샀다. 그 직후 문 대표가 내놓은 ‘혁신기구 카드’에 대해 당내 비노·호남 진영에서는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노계인 한 의원은 “비공개된 문서로 인해 당내 패권주의 청산에 대한 문 대표의 진정성이 의심받는 상황에서 출범할 혁신기구가 과연 그 역할을 제대로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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