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LPGA투어 '코리안 빅4' 골프백 들여다보니…
리디아 고, 하이브리드 3개 사용…거리 짧은 단점 보완
김세영, 미즈노 아이언으로 기적의 샷 이글 일궈
김효주, 요넥스 클럽으로 교체…KLPGA 골프여왕 등극
[ 최만수 기자 ] 2015 미국 LPGA투어가 박인비(27·KB금융그룹), 리디아 고(18·뉴질랜드), 김세영(22·미래에셋), 김효주(20·롯데)의 ‘빅4’ 체제로 굳어지고 있다. 코리안 돌풍이 거세지면서 이들이 사용하는 클럽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프로 선수에게 클럽은 몸의 일부와도 같다. 저마다 스윙과 경기 스타일이 다르듯 LPGA ‘빅4’는 각양각색의 클럽을 백에 담았다.
○아마추어 클럽 쓰는 골프 여제
박인비는 지난주 LPGA투어 노스텍사스슛아웃에서 정상에 오르며 올 시즌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리디아 고에게 빼앗겼던 세계 1위 탈환도 눈앞에 두고 있다. 박인비가 사용하는 드라이버는 젝시오8이다. 젝시오는 일반적으로 투어 프로들이 사용하지 않는 브랜드다. 프로 선수는 주로 젝시오의 상위 브랜드인 스릭슨을 사용한다. LPGA는 물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통틀어 한국 선수 중 젝시오 드라이버와 아이언을 사용하는 이는 박인비밖에 없다. 그는 왜 아마추어용 제품을 쓰는 걸까.
박인비는 “LPGA투어는 이동 거리와 시간이 길어 체력 부담이 크고 컨디션이 오락가락한다”며 “젝시오 드라이버와 아이언은 컨디션에 관계없이 일정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모험보다 안정을 택했다는 얘기다.
박인비는 다른 클럽과 달리 퍼터를 자주 바꾸는 편이다. 그는 세이버투스 퍼터를 애용하다가 2주 전 스윙잉스커츠클래식 때부터 오디세이 화이트 핫 투볼 퍼터를 사용했다. 노스텍사스슛아웃에서 우승한 뒤 박인비는 “지난 몇 년간 좋은 퍼터를 찾아다녔는데 이제야 마음에 드는 제품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마니아 리디아 고
올 시즌 캘러웨이와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은 리디아 고가 쓰는 용품은 클럽부터 볼까지 온통 캘러웨이 일색이다. 프로 선수가 클럽을 한 가지 브랜드로 채우는 것은 모험이다. 아무리 계약 조건이 좋아도 자신과 맞지 않아 성적 부진으로 이어지면 오히려 독이기 때문이다. 김흥식 캘러웨이골프 이사는 “캘러웨이 제품에 대한 무한 신뢰 없이는 불가능한 계약”이라고 말했다.
리디아 고가 캘러웨이를 택한 것은 아이언의 영향이 컸다. 올 시즌 그린적중률 1위(79.5%)인 리디아 고는 아이언의 정확도에 의존해 성적을 내는 스타일이다. 아이언을 중심으로 클럽을 고르다보니 타이틀 스폰서십 체결까지 이어졌다는 것.
리디아 고의 골프백에는 특이하게 하이브리드가 3개(20·23·25도)나 꽂혀 있다. 비거리가 짧은 자신의 약점을 하이브리드로 커버하는 것. 드라이버도 ‘딥 페이스’로 방향성보다는 비거리에 중심을 두고 있다. 드로 구질을 좋아해 호젤을 ‘+1 드로’로 세팅했다. 리디아 고는 “14개의 클럽 중 퍼터가 가장 중요하다”며 “보통 퍼터보다 무게가 더 나가고 밸런스에 초첨을 맞춘 오디세이 탱크 크루저를 당분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적의 샷 도운 미즈노 MP-53
김세영은 지난달 롯데챔피언십 연장전에서 150야드를 남기고 8번 아이언으로 샷 이글을 연결해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때 사용한 아이언이 미즈노 MP-53이다. 김세영이 2013년부터 사용하고 있는 클럽이다. 그는 이 아이언으로 바꾼 뒤 KLPGA투어에서 통산 5승을 기록했고, LPGA투어 우승의 영광도 함께 안았다. 김세영에겐 MP-53이 ‘행운의 클럽’인 셈이다.
김세영은 올 시즌 미즈노 신제품인 MP-15 아이언을 테스트하고 있지만 아직 경기에선 MP-53을 사용하고 있다. 김세영은 “아마추어 시절 미즈노 아이언으로 우승한 뒤 계속 쓰고 있다”며 “컨트롤이 쉬워 생각한 그대로 샷이 된다”고 말했다. 작은 체구에도 폭발적인 장타를 뿜어내는 김세영은 테일러메이드의 SLDR 드라이버를 쓴다.
김효주는 독특하게 요넥스 클럽을 쓴다. 배드민턴 라켓 전문업체인 요넥스는 아직 국내에서 익숙하지 않은 브랜드다. 김효주는 지난해 4월 요넥스로 클럽을 교체한 뒤 KLPGA투어에서 대상, 상금왕, 다승왕, 최소타수상을 휩쓸며 ‘골프 퀸’에 등극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김효주는 일본 도쿄의 요넥스 본사를 방문해 새 클럽 피팅을 마쳤다. 김효주가 올 시즌 사용하는 ‘이존 트라이지(EZONE Tri-G)’ 드라이버는 솔 부분에 3개의 무게중심 추가 있고, 스위트스폿 면적이 넓어 미스 샷을 방지한다고 한다. 퍼터는 ‘오디세이 버사 90 투볼’을 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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