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우커만 바라보던 여행株…끝내 '만리장성' 넘는 까닭은

입력 2015-05-14 10:42
수정 2015-05-14 10:49
[ 박희진 기자 ]

국내 여행주(株)들이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를 잡기 위해 작정하고 '만리장성'을 넘고 있다.

안방에 앉아 요우커가 와주기만을 기다리는 대신 현지에서 이들을 직접 모집하기 위한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여행주의 이같은 움직임이 장기적으론 중국 아웃바운드(중국인의 해외여행) 사업을 위한 '포석'이라고 평가했다.

◆中 지사·합작법인 설립…라이센스 확보 전초전

13일 금융투자업계와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여행업체들의 사업 확장이 중국 현지 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모두투어는 올 연말까지 중국 지사 4개 설립을 목표로 현지 네트워크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월 중국 장가계에 세 번째 지사 설립까지 마친 상태이다. 장기적으로는 중국 성마다 지사를 설립할 예정이고, 현지 중견기업 인수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투어는 중국인의 한국 비자 발급 대행 업무로 대륙에 발을 들여놨다.

하나투어는 지난달 법무부로부터 중국인의 한국비자 발급업무를 대행하는 비자신청센터 운영기관으로 선정됐다.

연내 중국 칭다오와 광저우에서 한국 영사관을 도와 한국 비자 발?대행 업무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중국 현지 업체와 합작법인 설립도 계획 중이다.

전문가들은 여행주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향후 중국 아웃바운드 사업 진출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요우커를 기다리다 '모셔가기' 바빴던 여행업체들이 현지에서 직접 모객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한중FTA(자유무역협정)가 실질적으로 타결되면서 국내 여행업체들의 중국 현지 여행업 라이센스 획득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기회 오면 놓치지 않을 것…中내 브랜드력 키운다

현재 중국은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은 업체들만이 여행사업을 벌이고 있다. 국내 여행업체들도 중국에서 모객을 하려면 중국 라이센스가 필요하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중국 현지 모객은 중국 기업만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요우커 확대 수혜는 국내 여행업체보다 중국 현지 업체들이 대부분 얻어 가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도 "지금은 중국 아웃바운드 업체와 국내 인바운드 업체가 서로 고객을 공유하는 시스템"이라며 "그동안 국내 여행업체들은 중국 현지 관광회사에게 높은 금액을 지불하고 요우커들을 데려올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규모와 구매력이 큰 요우커들이 중요한 고객군으로 자리잡았지만, 국내 모객만으로는 수익 구조에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중국 정부의 라이센스 허가 시기를 점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한중FTA 체결로 중국 여행시장 문이 열린 점은 충분히 긍정적이라는 평이 많다.

특히 여행 질에 대한 요우커들의 눈높이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 중국 시장 진출시 국내 여행업체들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

양 연구원은 "중국 현지 업체들을 이용한 요우커들 사이에서 질 낮은 숙식이나 관광 코스에 불만이 높은 게 사실"이라며 "라이센스를 받고, 현지 모객이 가능하다면 국내 여행업체들의 상대적인 경쟁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도 단기간 내 라이센스 확보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향후 중국 정부의 라이센스 허가 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현지에서 미리 브랜드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중국 라이센스 허가는 양국 정부간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로 시기를 쉽게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중국 지사들의 활동으로 현지에서 영향력이 커진다면 향후 라이센스 허가에서 유리한 위치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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